임대료 부담에 빈자리 된 인천 면세점, 재입찰에 中 뛰어들까
  • 문은혜 기자
  • 입력: 2025.11.20 00:00 / 수정: 2025.11.20 00:00
신라·신세계 반납한 면세구역 12월 재입찰 전망
중국 CDFG, '자본력' 앞세워 입찰 참여 여부 주목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신라·신세계면세점이 사업권을 반납한 면세구역에 대한 재입찰을 오는 12월 실시할 예정이다. /뉴시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신라·신세계면세점이 사업권을 반납한 면세구역에 대한 재입찰을 오는 12월 실시할 예정이다. /뉴시스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임대료 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철수한 인천국제공항 DF1·DF2 구역 입찰이 조만간 이뤄질 전망인 가운데 중국 국영면세점그룹(CDFG)이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입찰이 뛰어들지 이목이 쏠린다.

면세업계에서는 중국 CDFG에 인천공항 면세점을 내줄 경우 국내 면세산업의 경쟁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최근 신라·신세계면세점이 사업권을 반납한 면세구역에 대한 재입찰을 오는 12월 실시할 예정이다. 연내 입찰공고를 내고 내년 3까지는 사업자 선정을 완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 DF2 권역(화장품·향수·주류·담배)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던 신세계면세점은 지난달 사업권을 반납했다. 2023년 치열한 경쟁을 뚫고 따낸 10년 계약을 채 2년도 버티지 못하고 포기한 것이다. 계약 해지에 따른 위약금만 1900억원에 달하지만 그보다 매달 발생하는 수십억원의 손실을 더 견딜 수 없다는 판단이 더 크게 작용했다.

앞서 지난 9월에는 신라면세점도 DF1 권역 사업권을 반납했다. 역시 위약금 1900억원을 내면서까지 탈출을 택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에서 영업을 지속하기에는 손실이 너무 큰 상황이었다"며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기업 및 주주가치 제고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부득이하게 인천공항 면세점 DF1권역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라·신세계면세점이 철수한 권역에 대한 재입찰 공고가 연내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업계 이목은 입찰에 뛰어들 새 사업자로 쏠리고 있다.

현재 입찰에 참여할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롯데면세점이 꼽힌다. 지난 2023년 입찰에서 탈락한 뒤 온라인과 시내면세점에 집중하며 체질을 개선해온 롯데면세점은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공항 면세점 복귀'라는 상징성도 크다.

현재 인천공항 DF5 권역(부티크)에서 면세점을 운영 중인 현대면세점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시내면세점을 대폭 축소하며 확보한 여력을 인천공항에 투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사업권을 반납한 신라와 신세계면세점도 재입찰 참여는 가능하다. 다만 사업 수행 신뢰도 평가 등에서 감점을 받을 수 있어 내달 입찰에 실제 나설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업계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지난 2023년 입찰에서 고배를 마셨던 CDFG의 참여다. CDFG는 2020년부터 3년 연속 글로벌 면세점 매출 1위에 오른 중국 국영기업으로, 국내 면세점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주춤하는 사이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세계 최대 면세기업으로 올라섰다.

CDFG는 막강한 자본력인 강점인 만큼 인천공항 면세점 입점에 대한 의지에 따라 공격적인 입찰가를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통해 실제로 CDFG가 인천 면세점에 진출하게 될 경우 중국 관광객들의 수요를 대거 흡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에 CDFG가 들어오게 되면 중국인 방문객들의 수요 상당 부분을 흡수하게 될 것"이라며 "국내 면세산업 입장에서 보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 고객 개인정보 유출 우려, 공항 보안시설 관리 등 요인으로 인해 CDFG가 입찰에 나서더라도 인천공항의 정성적 평가에서 국내 면세점들보다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곧 있을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어떤 업체들이 실제로 참여할지 아직 알 수 없다"며 "다만 국내 면세점들이 중국 CDFG 참여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mooneh@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