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차기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을 뽑는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차기 후보자들에 대한 전국 이사장들의 관심이 쏠린다. 최근에는 장재곤 종로광장새마을금고 이사장이 후보자 등록을 마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당초 하마평에 오르지 않았던 인물인 만큼 이른바 '깜짝등판'이라는 반응이다.
1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장 이사장은 지난 13일 제20대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선거에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운영 방식을 개선해야한다는 주변의 응원을 받고 출사표를 던졌다는 포부다. 애당초 중앙회장 출마를 고려하지 않았던 만큼 뒷심까지 발휘해 선거전을 치르겠다는 각오다.
장 이사장은 1959년생으로 한양사이버대학교에서 상담심리학을 전공했다. 지난 1987년 종로광장새마을금고의 전신인 종로광장시장새마을금고 직원을 시작으로 업계에 처음 발을 들였다. 이후 1997년 금고 실무책임자로 승진해 실질적인 업무를 총괄했으며 지난 2005년 새마을금고 서울시 실무책임자협의회장에 이름을 올렸다. 1년 뒤인 지난 2006년에는 새마을금고 전국 실무책임자협의회장까지 역임했다.
실무책임자협의회장은 일선 금고 실무자들의 의사나 업무 방향 등을 조율하는 역할은 한다. 업계 내부적으론 잔뼈가 굵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전국 실무책임협의회장 임기를 끝낸 15년이 지난 데다 당초 하마평에도 오르지 않으면서 존재감이 미미한 상황인 만큼 단기간 내 유권자들과 소통하면서 입지를 다지는 게 분수령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6월말 기준 종로광장새마을금고의 총자산은 1499억원으로 자산규모 2000억원 이하의 소규모 금고로 분류된다. 지난 이사장 선거에서는 총자산 2000억원 이상 금고만 조합원 직선제를 진행했던 만큼 무투표로 당선됐다.
장 이사장은 40여년간 새마을금고의 최일선에서 근무하며 겪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중앙회장 선거 출마를 결심했다. 실무 직원으로 시작해 이사장이 되기까지 조직의 모든 실무를 직접 경험하며 금고가 어려웠던 시기마다 해결의 중심에 서 왔다고 강조했다.
대우그룹 해체, 팬택 사태 등 대기업 부실로 금고가 대규모 회사채 손실 위험에 놓였던 당시에는 실무책임자로서 전국 금고와 연대해 위기를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의 위기가 그때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며 "조직을 다시 일으킬 적임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중앙회 집행부의 대응이 안일하다고 지적했다. 조직 재건을 위한 새로운 방향 제시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우선 일선 금고의 부실 문제와 중앙회의 안전기금 운영 미흡을 주요 개선 과제로 꼽았다.
부실금고 합병 과정에서 지원금이 투입되고 있음에도 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도덕적 해이가 반복된다는 비판이다. 장 이사장은 "내부통제가 무너지면 조직의 기반 자체가 흔들린다"며 강도 높은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금고의 체질 개선과 더불어 정부와의 협업 체계 구축도 중요 목표로 제시했다. 소상공인 문제와 지역경제 회복 등 정부 정책과 연계해 공적자금을 수혈받는 등 중앙회가 공동 해결의 마중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장 이사장은 "조직의 3분의 1이 사라지면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지속 가능한 네트워크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라며 "뒤늦게 나선 출마지만 지금이라도 변화를 이끌면 조직을 충분히 재건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장 이사장이 지휘봉을 잡은 종로광장새마을금고의 경영실태를 살펴보면 지난 6월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6.50%로 전년 말 대비 3.39%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연체율은 0.25p 오른 2.81%로 상반기 새마을금고 평균 연체율(8.37%)과 비교하면 안정적인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 밖에도 위험가중자산대비자기자본비율은 14.27%로 감독기준(5%) 대비 세 배를 웃돌면서 충분한 수준의 손실흡수 능력을 갖춘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다음달 17일 치르는 20대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선거에는 문자메시지를 포함한 전화 홍보와 함께 인터넷, 전자우편, 명함, 공개행사에서의 정책 발표 등을 허용하고 있다. 단 공개행사에서의 정책발표의 경우 예비후보자로만 한정한다. 후보자들에게는 선거운동을 위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제공한다.
한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지금이야말로 금고의 사활이 걸린 시기인 만큼 지도력을 입증한 리더가 필요한 시기다"라며 "선거 과정에서 비판과 비난 없는 청렴한 선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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