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공정거래분야 제도 과제 공정위에 제출…"동일인 지정 개선 필요"
  • 최의종 기자
  • 입력: 2025.11.18 06:00 / 수정: 2025.11.18 06:00
"1980년대 도입된 제도, 최근 지배구조 현실 반영 못 해"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동일인 지정제도 개선 등 공정거래분야 제도 개선 과제 24건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제출했다. /이새롬 기자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동일인 지정제도 개선 등 공정거래분야 제도 개선 과제 24건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제출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동일인 지정제도 개선 등 공정거래분야 제도 개선 과제 24건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제출했다.

한경협은 최근 기업집단 규제체계 개선과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기준 개선, 형벌체계 합리화, 산업·금융 시너지 강화 등 공정거래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운영상 주요 제도 개선 과제 24건이 담긴 건의서를 공정위에 제출했다고 18일 밝혔다.

기업집단은 동일인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사실상 그 사업내용을 지배하는 회사 집단이다. 공정위는 동일인을 기준으로 계열회사 범위를 확정해 지정하며, 자산 규모에 따라 공시대상기업집단,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구분한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기업집단을 정의할 때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동일인을 정한 뒤 동일인이 단독 또는 관련자(특수관계인)와 함께 거느린 계열사를 기업집단으로 포함한다. 동일인은 자연인 또는 법인으로 규정된다.

한경협은 1980년대 도입·유지된 현행 동일인 지정제도가 최근 지배구조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자연인을 제외하고 법인 중심으로 동일인을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대기업집단 상당수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고, 의사결정도 법인 이사회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주장이다.

한경협은 법인만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도록 개선하고 장기적으로는 동일인 지정제도를 단계적으로 폐지할 것을 제안했다. 동일인 관련자(특수관계인) 범위가 4촌 이내 혈족, 3촌 이내 인척까지며, 요건에 따라 6촌 이내 혈족과 4촌 이내 인척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일인 실질적 지배와 무관한 친족까지 규제 대상이 되는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직계존비속과 배우자 등 실질적 가족 중심으로 동일인 관련자 범위를 줄여 기업 행정부담과 자료 제출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기준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해 규제하는데 해당 기준이 2009년 설정된 것이며 경제 규모 확대를 반영하지 못해 현실적 의미를 잃어간다는 의견이다.

한경협은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계열사 중 약 78%가 규모 기준으로 중소기업에 해당한다며, 현행 기준이 경제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력이 크지 않은 기업집단까지 과도하게 규제 대상에 포함한다고 주장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소속 회사 자산총액 합계가 명목 GDP 0.5% 이상인 기업집단)은 지난해부터 GDP 연동 방식으로 지정 기준이 매년 조정되는 반면, 공시대상기업집단은 고정 금액을 유지하고 있어 제도 간 불균형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올해 초 업무 계획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기준 GDP 연동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절대 금액' 방식 현행 기준을 '경제 규모 대비 상대적 기준'으로 조정해 제도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일인 책임 완화와 행정질서벌(행정상 질서 위반에 금전으로 제재하는 과태료) 중심 체계 전환도 필요하다고 했다. 현행법은 공정위가 회사 또는 해당 회사 특수관계인에게 기업집단 지정자료 제출을 요청하도록 규정하고 거부하거나 허위 제출하면 형사 처벌하도록 한다.

한경협은 동일인이 친족 개인 재산이나 투자 내역 등을 완벽히 파악하기 어렵다며 단순 행정상 누락이나 착오는 행정질서벌로 전환하고, 지정자료 제출 법적 책임 주체를 '기업집단 대표 법인'으로 명확히 규정하자고 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기업 합리적 경영활동까지 제약하는 규제는 결국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질 수 있는 만큼, 공정위가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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