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앞자리 바뀌는 노타, 상장 열흘 만에 '투자주의보' 왜?
  • 이한림 기자
  • 입력: 2025.11.17 11:21 / 수정: 2025.11.17 11:21
상장 후 7배 가까이 올랐다가 급락세
장기적 기업 가치 판단 해석도
17일 노타는 장중 5000원대 이상의 등락폭을 보이면서 전날 12%대 급락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더팩트 DB
17일 노타는 장중 5000원대 이상의 등락폭을 보이면서 전날 12%대 급락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이한림 기자] 인공지능(AI) 밸류체인업체 노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상장 후 10거래일여 밖에 지나지 않았으나 급격한 변동성 확대로 매일 앞자리가 바뀌는 변덕스러운 종목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당국도 새내기주에는 이례적으로 투자경고종목 타이틀을 부여하면서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2분 기준 노타는 전 거래일 대비 4.35% 내린 3만4050원에 거래 중이다. 장중 최고가는 6.17% 오른 3만7800원, 최저가는 10.95% 감소한 3만1700원으로 일일 변동 폭도 급격히 확대된 상태다.

상장 후 주가 흐름은 더 종잡을 수 없는 모양새다. 지난 3일 공모가 9100원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공모가보다 3배 넘게 오른 3만1000원에 첫날 거래를 마친 노타는 4일(4만300원), 5일(5만2300원), 6일(4만9750원). 7일(5만5400원) 등 매일 앞자리가 바꼈지만 우상향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주말 휴장을 마친 11일 하루에만 24.24% 급락하더니 12일 하루 숨을 고른 후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인다. 최근 흐름만 보면 예전 같은 기세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날 장에서도 5000원 넘게 등락폭이 형성되면서 반전은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노타의 변동성이 상장 초기 단계에서 급격히 확대한 배경으로는 코스피가 4200까지 올랐다가 조정받는 구간에서 AI 테마에 영향을 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중소형 IPO 물량인데도 희망 밴드 최상단인 공모가로 책정돼 상장 첫날 240% 급등하고 며칠 만에 주가가 공모가의 7배 가까이 치솟는 등 과열 영상을 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노타가 AI 테마 중에서도 소프트웨어 산업군으로 분류된 것도 상장 초기 탄력을 더한 요소로 작용했다. 노타는 AI 모델 경량화와 최적화에 특화된 기술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솔루션 사업을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AI 경량화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을 세워왔다. 엔비디아나 퀄컴,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협업 이력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은 이유다.

그러나 단기간 급격히 오른 주가는 과열로 연결됐다. 급격히 오른 주가를 바라본 청약자들은 차익 실현 구간으로 인지해 매도를 이어갔고 결국 상장 초기 주가로 돌아온 셈이다. 비정상적인 주가 급등을 우려한 한국거래소의 투자경고종목 지정도 주가 급락의 도화선이 됐다.

코스피는 최근 AI 관련주들의 높은 벨류에이션에 대한 우려를 의미하는 AI 거품론에 영향을 받아 4000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코스피는 최근 AI 관련주들의 높은 벨류에이션에 대한 우려를 의미하는 'AI 거품론'에 영향을 받아 4000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시장에서는 노타의 변동성을 최근 증시에 짙게 깔린 AI 거품론과 견주어 바라보는 모양새다. 노타는 AI 기술 최적화라는 명확한 테마를 가진 기업으로 상장 초기부터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주가가 급등했으나, AI 관련 기술주들의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고점 인식과 함께 불안을 느낀 투자자들이 AI 기술주 매물을 대규모로 쏟아냈다는 해석이다.

상장 전부터 예견된 결과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노타의 기관 투자자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59.7%로 지난 7월 IPO 제도 개선 후 최고 수준이었으나, 기간별로는 6개월 확약이 3.9%에 그쳐 단기 물량이 다수였다는 점에서 하방 압력을 가중했다는 평가다. 노타의 기간별 확약은 15일이 38.7%, 1개월이 12.8%, 3개월이 10.9%다.

실적 등 펀더멘탈이 불안정해 하락 구간을 버틸 여력이 되지 않는 것도 노타의 변동 폭 확대에 힘을 보탠다. 노타가 상장 당시 증권신고서에 제출한 연간 실적 추이를 보면 지난해 연 매출 84억원, 영업적자 120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보다 매출은 48억원 늘었지만 적자는 7억원 확대된 수치다.

일각에서는 노타가 현재보다 미래에 초점을 두고 성장하고 있는 업체이기 때문에 장기간 보유하면서 주가 흐름을 보수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로 노타는 상장 이후인 13일 글로벌 AI 산업 지표로 활용되는 '2025 매드 랜드스케이프'에서 2년 연속 엣지 AI 부문에 선정되고, 17일 정부 주도의 AI 자율주행 프로젝트인 'M.AX 자율주행 얼라이언스'에 합류하는 등 희소식을 쏟아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PO 직후 주가 변동성은 단기적인 시장 심리와 수급 불균형이 주된 원인이다"며 "상장 후 한 달가량 주가는 본질적인 기업 가치에 수렴해 가는 과정을 거친다고 볼 수 있지만 초기부터 투자경고종목에 지정된 만큼 화려한 주가 흐름보다는 장기적인 기업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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