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1100만장' 타버린 이랜드 천안 물류센터…패션사업 피해 규모는
  • 손원태 기자
  • 입력: 2025.11.17 10:16 / 수정: 2025.11.17 10:16
아시아 최대 규모 물류센터로 1100만개 제품 보관
패션사업 이랜드그룹 매출 절반…"피해액 파악 중"
이랜드그룹 아시아 최대 규모의 천안 물류센터가 화재로 1100만 장의 의류가 소실될 위기에 처했다. 사진은 지난 15일 오전 6시 8분 발생한 충남 천안시 풍세면 이랜드패션 물류센터 이튿날인 16일 오전 모습. /뉴시스
이랜드그룹 아시아 최대 규모의 천안 물류센터가 화재로 1100만 장의 의류가 소실될 위기에 처했다. 사진은 지난 15일 오전 6시 8분 발생한 충남 천안시 풍세면 이랜드패션 물류센터 이튿날인 16일 오전 모습. /뉴시스

[더팩트 | 손원태 기자] 연말 쇼핑 대목을 앞두고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이랜드그룹 패션 물류창고가 화마로 뒤덮여 1100만 장의 의류가 소실될 위기에 처했다. 특히 패션사업은 이랜드그룹 전체 매출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회사 실적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6시께 천안시 풍세면 이랜드패션 물류센터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충남소방본부는 이날 오전까지도 이랜드그룹 물류센터 내 막바지 잔불 정리를 이어가고 있다. 소방 당국은 현재 대부분의 불길을 잡았으나 건물 붕괴 위험 등으로 내부 진입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에 불길을 완전히 잡는 데까지 최대 일주일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곳은 충남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에 있는 이랜드그룹 패션 물류센터다. 이곳은 지난 2014년 7월 준공된 아시아 최대 규모 물류센터다.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연면적 19만3210㎡(약 5만8000평)으로 축구장 27개 넓이를 합친 것과 맞먹는다. 이랜드그룹 패션사업의 중추 기지이자 핵심 물류센터이다.

물류센터에는 하루에만 11t(톤) 화물차 150대가 동시에 접안해 최대 15만 박스의 물류를 처리한다. 내부에는 층마다 160만개에서 350만개씩 총 1100만개에 달하는 의류와 잡화 상품들이 보관된다. 이랜드그룹이 영위하는 패션 브랜드 뉴발란스와 뉴발란스키즈, 스파오, 후아유, 슈펜, 미쏘, 로엠, 에블린, 클라비스, 폴더 등 재고를 관리한다.

그러나 이번 화재로 물류센터가 사실상 전소되면서 이랜드그룹은 최대 1100만개에 이르는 의류와 신발 등이 소실될 위기에 처했다. 11월 블랙프라이데이와 연말 쇼핑 대목 등을 앞두고 이랜드그룹으로서는 막대한 재산 피해를 입게 된 상황이다.

이랜드그룹의 패션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는 이랜드월드다.

지난해 이랜드그룹이 발간한 ESG 보고서에 따르면 이랜드월드는 국내 16개, 해외 29개 등 국내외 40여개 브랜드를 두고 있다. 이랜드월드 패션사업 구조는 국내나 해외에서 디자인한 후 이를 중국과 베트남 등의 생산공장에서 대량으로 제품을 만든다. 이후 물류센터로 제품을 집결해 전국 판매처로 배송하는 식이다.

이랜드월드의 올해 3분기 누계 매출은 2조531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이랜드그룹 전체 매출(4조9444억원)의 51.2%에 이른다. 패션사업이 이랜드그룹 주력 사업인 만큼 이번 물류센터 화재는 그룹 전반의 막대한 재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3분기 이랜드월드의 별도 기준 재고자산은 4444억원이다. 여기에는 이번 화재가 발생한 천안물류센터 보관 상품도 다수 포함됐다.

이랜드그룹 천안 물류센터가 화재로 1100만 장의 의류가 소실될 위기에 처하면서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패션 브랜드 뉴발란스와 후아유, 스파오 등도 홈페이지에 관련 공지글을 띄웠다. /뉴발란스·후아유·스파오 홈페이지 캡처
이랜드그룹 천안 물류센터가 화재로 1100만 장의 의류가 소실될 위기에 처하면서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패션 브랜드 뉴발란스와 후아유, 스파오 등도 홈페이지에 관련 공지글을 띄웠다. /뉴발란스·후아유·스파오 홈페이지 캡처

이랜드그룹은 현재 뉴발란스와 스파오, 후아유, 슈펜, 로엠, 폴더 등에서 배송 차질을 알리는 공지를 띄웠다. 공지에는 "예기치 않은 물류센터 운영 차질로 배송이 지연되거나 부득이하게 주문이 취소될 수 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화재는 지난 15일 오전 6시 8분께 물류센터 지상 4층에서 시작됐다. 소방 당국은 화재 신고 접수 7분 만에 대응 1단계를, 50여분 만에 대응 2단계 경보를 발령해 장비 150대와 소방관 430여 명을 투입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섰다.

화재 당시에는 물류센터 업무가 시작되기 전으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비원 등 3명의 직원은 화재 신고를 마친 후 스스로 대피했다. 불길은 화재 발생 9시간 30분가량이 지난 15일 오후 3시 31분께 초진을 마쳤다. 이후 4시간이 흐른 15일 오후 7시 30분을 기해 대응 1단계로 낮췄다.

소방 당국은 밤샘 진화 작업을 이어가면서 16일 오전 9시 51분께 대응 1단계도 해제했다. 그러나 장시간 화염에 노출된 탓에 건물 일부가 이미 붕괴됐다.

이랜드그룹 역시 현재 정확한 피해 규모를 추산하지 못한 상태다.

이랜드 관계자는 "피해 규모나 상황은 계속해서 파악하고 있다"며 "지역별로 거점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물류 동선을 다시 설계하거나 대체 센터를 마련하는 등 대응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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