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문은혜 기자] 국내 대표 라면 3사인 농심과 삼양식품, 오뚜기의 3분기 실적이 발표됐다. K-라면 열풍을 타고 해외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농심과 삼양식품은 호실적을 기록한 반면 해외 매출 비중이 아직 미약한 오뚜기는 상대적으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실적에 따르면 농심은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54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 기간(376억원) 대비 44.7% 증가했다. 3분기 매출은 8712억원으로 전년 8504억원에서 2.4% 늘었으며, 순이익은 369억원에서 506억원으로 37.1% 증가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6320억원, 영업이익 130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4%, 영업이익은 50% 늘어난 수치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3849억원)은 지난해 연간 실적(3446억원)을 이미 넘어섰고 3분기 연속으로 20%대의 영업이익률을 실현했다.
농심과 삼양식품의 호실적을 견인한 것은 단연 해외 시장이다.
농심의 3분기 해외 매출은 3442억원으로 중국, 일본, 호주 등 해외법인의 실적 개선과 신규법인인 유럽의 매출 발생 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9.3% 증가했다. 농심 측은 "북미 지역의 경우 지난 9월부터 현지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 컬래버 효과 등으로 4분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양식품의 해외 실적은 더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3분기 해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증가한 5105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 2024년부터 매분기 최고 기록을 갱신하고 있으며 전체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81%까지 확대됐다.
삼양식품은 미국과 중국 모두 고성장세를 이어갔다. 미국법인 삼양아메리카는 3분기에 전년 대비 59% 증가한 1억12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중국법인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의 매출은 56% 성장한 9억51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수출 호조세와 전략적 관세 대응, 고환율 효과 등에 힘입어 3분기에도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며 "관세 등 불확실성 리스크가 일부 해소되고 밀양2공장 가동률도 빠르게 올라오고 있어 수출 확대에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해외 매출 비중이 10% 안팎인 오뚜기는 3분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3분기 매출액은 95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553억원으로 12.9% 감소했다. 분기 순이익은 3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8% 급감했다. 3분기 누계 기준으로는 매출액이 2조 7783억원으로 5.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579억원으로 20.4% 감소했고 순이익은 993억원으로 27.8% 줄었다.
환율 및 원가 상승으로 매출원가가 늘어난 데다 시장 전반적인 경쟁 심화로 인한 판촉활동비 증가가 이익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오뚜기의 해외 매출도 성장세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농심과 삼양식품에 비해서는 미미한 수준이다. 3분기 해외 매출은 9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했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2%p 오른 10.5%로 집계됐다. 오뚜기 관계자는 "베트남과 미국 등 해외 거점 시장이 지속 성장세를 보이며 중장기 매출 구조 개선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