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사람은 산다"…규제에도 분양시장은 '들썩'
  • 황준익 기자
  • 입력: 2025.11.13 10:50 / 수정: 2025.11.13 10:50
'로또 청약' 래미안 트리니원 1순위 5.5만명 몰려
27억 '분당 리모델링 신축'도 100대 1 기록
비규제지역은 '풍선효과' 기대감
삼성물산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선보인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이 1순위 해당지역 청약에서 전 타입 마감을 기록했다. /황준익 기자
삼성물산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선보인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이 1순위 해당지역 청약에서 전 타입 마감을 기록했다. /황준익 기자

[더팩트|황준익 기자]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도 일부가 규제지역으로 묶였지만 수십억원의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는 '로또 청약'에는 여전히 수요가 몰리고 있다. 비규제지역 분양 단지도 대출 규제를 피하면서 자금 여력이 부족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1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선보인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이 1순위 해당지역 청약에서 전 타입 마감을 기록했다.

지난 11일 진행된 1순위 해당지역 청약에서는 23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5만4631건이 접수돼 평균 237.5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 84㎡B 타입으로 14가구 모집에 7440건이 몰려 531.43대 1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를 두고 "예견된 흥행"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반포는 강남 내에서도 최고급 주거지로 평가받는 지역인 데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실수요자의 참여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은 반포아파트 제3주구 재건축을 통해 선보이는 단지로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총 17개 동, 2091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다. 이 중 전용면적 59~84㎡, 총 506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공급된다.

3.3㎡(평)당 분양가는 평균 8484만원으로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 중 역대 최고가다. 전용 59㎡가 최고 21억3100만원, 84㎡가 27억4900만원이다. 단지 인근의 '래미안 원베일리' 59㎡의 경우 지난 8월 42억5000만원, 84㎡는 지난달 65억1000만원에 실거래된 만큼 20억~30억원 수준의 시체 차익이 기대된다.

경기도 성남시 '더샵 분당 티에르원(느티마을 3단지 리모델링)'도 흥행을 기록했다. 더샵 분당 티에르원 1순위 청약에서 일반분양 47가구 모집에 총 4721건이 접수되며 평균 경쟁률 100.4대 1을 기록했다. 84.69㎡가 169대 1로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더샵 분당 티에르원의 전용 84㎡의 최고 분양가는 26억8400만원이다.

고분양가 논란에도 분당에 처음으로 공급되는 리모델링 신축인 만큼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10·15 부동산 대책 이전에 분양 승인을 받아 세대주·세대원 모두 1순위 청약이 가능하고 재당첨 제한과 실거주 의무가 없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혔다.

이달에는 DL이앤씨가 서초신동아1·2차 아파트를 재건축해 공급하는 '아크로 드 서초'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분상제 적용으로 경쟁률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는 평당 7814만원 수준이다.

10·15 대책 이후 수도권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이들 지역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릴 곳으로 전망된다. /박헌우 기자
10·15 대책 이후 수도권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이들 지역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릴 곳으로 전망된다. /박헌우 기자

부동산업계에선 중산층·실수요자 이동성이 막힐 것이라고 지적한다. 10·15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다. 현재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15억원 이하 주택 최대 6억원, 25억원 이하는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으로 제한됐고 무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최대 40%로 축소됐다. 또 투기과열지구 및 청약과열지구는 전매제한 3년과 실거주 3년이 적용된다. '현금 부자'만 청약이 가능한 단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대출 가능 한도 내 매물이 거의 존재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현금자산층만 움직이는 시장으로 변질되고 중산층의 주거 사다리 붕괴가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규제지역 분양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특히 연말까지 비규제지역에서 공급을 앞둔 31개 단지 중 10대 건설사 1000가구 이상 대단지는 4곳에 불과하다. 10·15 대책 이후 수도권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이들 지역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릴 곳으로 전망된다.

앞서 분양된 곳에서는 이미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분양한 경기도 김포시 '풍무역 푸르지오더마크'의 1순위 청약 결과 558가구 모집에 9721건이 접수됐다. 청약 경쟁률은 평균 17.42대 1을 기록했다. '김포풍무 호반써밋'도 1순위에서 7.3대 1을 기록했다.

경기도 비규제지역은 집값 상승 폭도 커졌다. 한국부동산원의 11월 첫째 주(3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동탄이 있는 화성시는 전주 0.13% 오른 데 이어 0.26%로 상승 폭이 커졌다. 구리시는 전주 0.18%에서 0.52%로 상승 폭이 컸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강력한 부동산 대책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서울·경기 지역 매수세 일부가 인근 비규제 지역인 수원 권선, 구리, 화성 동탄 등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plusi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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