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1년 더본코리아, 주가 반토막…백종원 복귀, 리스크 아닌 전환점 될까
  • 박지웅 기자
  • 입력: 2025.11.12 10:40 / 수정: 2025.11.12 10:40
더본코리아 주주 1만6640명 중 99.5%가 손실
백종원 대표 오는 17일 방송 복귀
'개인 브랜드'에서 '기업 브랜드'로 전환해야
백종원(사진)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가 상장 1년 만에 주가가 반토막 나며 부진을 겪고 있다. 오는 17일 예정된 그의 방송 복귀가 침체된 주가 회복의 전환점이 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백종원(사진)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가 상장 1년 만에 주가가 반토막 나며 부진을 겪고 있다. 오는 17일 예정된 그의 방송 복귀가 침체된 주가 회복의 전환점이 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가 상장된지 1년이 지났지만, 주가는 반토막나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동안 각종 논란과 실적 부진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오는 17일 예정된 백종원 대표의 방송 복귀가 주가 반등의 계기가 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오전 9시 15분 기준 2만58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6일 상장 첫날 종가(5만1400원) 대비 1년 만에 주가가 50% 가까이 하락했다. 상장 당일 기록한 최고가(6만4500원)와 비교하면 약 60% 급락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61% 상승한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더본코리아 주주 1만6640명 중 99.5%가 손실을 보고 있으며, 평균 손실률은 25%에 달한다.

주가 부진의 배경에는 올해 초부터 이어진 백종원 대표와 관련된 각종 논란이 자리하고 있다. '빽햄(백종원 햄)' 가격 논란을 시작으로 농지법 위반 의혹, 원산지 표기 문제 등 잡음이 잇따르며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백종원 대표의 대중적 호감도에 기반한 '브랜드 프리미엄'이 약화된 것이 직접적인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적도 뒷걸음질쳤다. 더본코리아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22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매출액은 7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238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순이익 81억원) 대비 큰 폭의 적자를 냈다.

백종원 대표는 지난 5월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며 "뼈를 깎는 각오로 조직을 쇄신하고, 직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방송과 유튜브 활동을 모두 중단하며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같은 달 300억원 규모의 가맹점 상생 지원책과 '더본코리아 통합 할인전'을 추진했으나, 일부 점주들이 인력 과로 문제를 제기하며 되레 역풍을 맞았다.

백 대표가 약 6개월 만에 MBC 남극의 셰프로 방송에 복귀한다. /MBC 남극의 셰프
백 대표가 약 6개월 만에 MBC '남극의 셰프'로 방송에 복귀한다. /MBC '남극의 셰프'

이런 가운데, 백 대표가 약 6개월 만에 MBC ‘남극의 셰프’로 방송 복귀를 예고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다시 모이고 있다. 방송은 오는 17일 첫 방영을 앞두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이를 계기로 브랜드 이미지가 회복될 경우, 소비자 심리 개선과 주가 반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더본코리아는 백종원 대표 개인 브랜드와 밀접하게 연동된 기업이기 때문에, 그의 복귀는 단기적인 투자심리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다만 실적 개선과 신뢰 회복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주가 반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백 대표의 방송 복귀를 둘러싼 가맹점주들의 반발도 제기되고 있다.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MBC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방송 복귀를 철회해 달라"고 요구했다. 협의회는 "백 대표가 자숙 대신 방송 활동을 재개하는 것은 가맹점주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처사"라며 "기업 이미지 제고보다 내부 문제 해결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더본코리아의 주가 향방은 백종원 대표 개인의 복귀 효과보다 기업 자체의 시스템 구축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백종원 대표의 복귀는 자연스러운 수순이지만, 이제는 '백종원 개인 브랜드'가 아닌 '시스템 중심의 기업'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며 "최근 논란을 통해 CEO 리스크의 한계를 체감한 만큼, 조직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모가 커진 만큼 백종원 대표가 모든 것을 주도하는 '원맨쇼'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앞으로는 대표의 상징성과 회사의 독립적 운영을 분리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chris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