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000 돌파에도 고환율 압박에 항공주 추락세
  • 박지웅 기자
  • 입력: 2025.11.10 14:00 / 수정: 2025.11.10 14:00
KRX 운송지수, 3개월 새 8% 하락
아시아나 "환율 10%↑ 세전이익 4500억↓ "
코스피가 4000포인트를 돌파하며 고공행진 중이지만, 항공·여행 관련 주가는 고환율 부담에 짓눌리며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박헌우 기자
코스피가 4000포인트를 돌파하며 고공행진 중이지만, 항공·여행 관련 주가는 고환율 부담에 짓눌리며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박헌우 기자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코스피가 4000포인트를 돌파하며 고공행진 중이지만, 항공·여행 관련 주가는 고환율 부담에 짓눌리며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달러 강세와 국제유가 상승이 겹치면서 항공유·리스료 등 외화 지출이 급증해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항공 종목이 포함된 KRX 운송지수는 오전 9시 38분 기준 1151.98을 기록했다. 이는 3개월 전(1253.9) 대비 8.13% 하락한 수준으로,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26.25% 상승한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이 기간 종목별로 보면 대한항공이 9.50% 하락했으며, 아시아나항공(-10.00%), 진에어(-19.82%), 제주항공(-21.68%) 등 주요 항공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60원에 근접하며 석 달 새 약 70원 가까이 상승한 것이 직접적인 악재로 작용했다.

항공사들은 매출원가의 약 30%를 차지하는 항공유를 달러로 결제하는 구조다. 환율이 오르면 항공유 매입 단가가 즉각 상승하고, 항공기 리스료·정비비·해외공항 사용료 등 달러로 지출되는 고정비도 함께 늘어나면서 비용 부담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달러 강세는 외화평가손익에도 직격탄이다. 대한항공의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약 400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아시아나항공도 반기보고서를 통해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세전 순이익이 약 4587억원(상반기 기준)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항공업계는 여객 수요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환율·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압박으로 수익성이 정체된 상황"이라며 "특히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를 유지할 경우,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여행업계 역시 고환율의 직격탄을 맞았다. 해외여행 수요는 꾸준히 회복되고 있지만, 항공권·숙박비·패키지 비용 상승으로 소비자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실제 최근 3개월간 하나투어(-15.36%), 모두투어(-14.05%) 등 주요 여행주가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장기적으로 항공 관련주의 반등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쇼크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며 "이제부터는 내년 반도체 업황 개선과 함께 항공화물 부문의 턴어라운드에 주목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대한항공은 단기적으로는 시너지가 제한적이지만,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통해 노선 네트워크 확대와 규모의 경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운임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chris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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