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우지수 기자] 이동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3분기 영업이익이 5년 만에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해킹 사태와 구조조정, 과징금 등 일회성 비용이 겹치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통신 3사의 올해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7483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434억원) 대비 39.8% 줄었다. 분기 기준 합산 영업이익이 1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20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매출액은 15조1156억원으로 전년과 유사했지만, 각사에 발생한 일회성 비용이 수익을 크게 잠식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SK텔레콤이다. 유심(USIM) 해킹 사태에 따른 고객 보상과 정부의 위약금 면제 조치로 영업이익이 90.9% 급감한 484억원을 기록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25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적자를 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부과한 1348억원의 과징금과 고객 감사 패키지 등 약 5000억원 규모의 보상비용이 집중 반영된 결과다. 김양섭 SK텔레콤 CFO는 "3분기 실적은 요금할인과 보상프로그램의 영향이 컸다"며 "4분기에는 손실 폭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3분기 매출액 7조1267억원, 영업이익 5382억원을 기록하며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부동산 분양이익과 자회사 KT클라우드의 성장세가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4분기에는 무단 소액결제 사태 관련 비용이 반영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근 민관합동조사단은 KT가 악성코드 감염 서버를 자체 폐기한 정황을 확인했으며 경찰 수사와 과징금 부과가 예고돼 있다. KT는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 무상 교체를 진행 중으로 관련 비용이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LG유플러스는 희망퇴직에 따른 인건비 증가로 1500억원가량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3분기 매출액 4조108억원, 영업이익 1617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이 1년 새 34.3% 감소했다. 다만 무선 회선 수가 3000만 개를 넘어서며 가입자 기반이 확대됐다. AIDC(평촌2센터) 가동률 상승으로 AI 인프라 매출액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LG유플러스는 4분기부터 일회성 비용이 사라지며 이익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신 3사는 일제히 AI와 데이터센터 투자를 실적 회복의 전략으로 설정했다. SK텔레콤은 향후 5년간 7000억원을 투입해 '제로 트러스트' 기반 보안 인프라를 강화하고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선다. KT는 산업별 인공지능 전환(AX) 컨설팅을 제공하는 'KT 이노베이션 허브'를 개소하고, AI SaaS와 데이터센터 사업을 결합한 B2B 모델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LG유플러스도 AI 에이전트 전사 도입과 AIDC 확대를 통해 기업 고객 중심의 신규 매출액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보상비용과 과징금, 보안 강화 예산이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대체로 하락했다"라며 "AI와 IDC 투자가 내년부터 점차 수익화되는지가 단기 실적 악화를 개선할 수 있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ndex@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