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은 7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미래기술육성사업 2025 애뉴얼 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미래기술육성사업은 도전적 연구 과제 수행을 통해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고, 산업과 인류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지향하는 연구 과제를 발굴해 지원하는 삼성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이다.
삼성은 미래기술육성사업 과제 수행 중 학계와 업계 전문가들이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과제에 대한 심도 깊은 토론을 하기 위해 2014년부터 애뉴얼 포럼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은 올해 행사를 외부에 첫 공개해 학계·산업계 전문가들의 교류 폭을 넓혔고, 미래과학기술 포럼을 신설해 참가자들이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기술 동향과 발전 방향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행사에는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 장석훈 삼성사회공헌총괄 사장을 비롯해 국내 연구진 및 학계 리더 약 400명이 참석했다.
삼성은 '기술 중시'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2013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민간 주도 기초과학 연구 지원 공익사업인 미래기술육성사업을 시작했다.
미래기술육성사업은 기초과학과 소재 기술, 그리고 ICT 융복합 분야 등 과학기술 전 분야에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 과제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삼성은 총 1조50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12년간 누적 880개의 연구 과제를 선정했고, 지금까지 1조1419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했다.
김현수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장 상무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기초과학 발전과 산업 기술 혁신에 기여하고 나아가 세계적인 과학기술인 육성·배출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기술육성사업이 지원한 총 880개 연구 과제에는 91개의 기관과 연구 인력 약 1만6000명이 참여했다. 약 1200명의 교수뿐만 아니라 함께 연구 과제를 수행하는 1만4000명에 달하는 이공계 대학원생들이 연구에 더욱 매진할 수 있도록 실험 장비와 재료비 등을 지원했다.
해당 사업은 연구자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연구를 포기하지 않고 지속해서 몰두, 성장할 수 있게 지원하는 방식이다. 국가적인 과학 인재 생태계 확산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미래기술육성사업은 단순히 연구비를 기부하고 그치는 게 아니라, 연구자들에게 과제 선정, 성과 극대화, 기술 사업화까지 지원하는 '엔드 투 엔드' 육성 패키지도 제공한다.
연구자들은 육성 패키지를 통해 삼성으로부터 단계별 전문가 멘토링과 산업계와의 기술 교류, 기술 창업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현재까지 65개 연구 과제가 창업으로 이어졌다.
이중 서울대 윤태영 교수가 창업한 프로티나는 2014년부터 5년간 연구 지원을 받아 신약 후보 물질을 빠르게 찾아내는 고속 항체 스크리닝 플랫폼 기술의 기초를 다질 수 있었다. 프로티나는 지난 7월 코스닥에 상장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공동 연구 체계를 통해 개발 플랫폼 고도화를 지속해 온 프로티나는 최근 삼성바이오에피스, 서울대 연구진과 협력해 AI 기반 항체 신약 개발 관련 국책 과제의 주관 연구 기관으로 선정됐다.
올해 애뉴얼 포럼 오프닝 세션에서는 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을 통해 뛰어난 성과를 창출한 대표 4가지 사례가 발표됐다.
먼저 경희대학교 전명원 교수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관측 결과가 현대 천문학의 대표적 이론인 표준 우주론과 불일치하는 원인을 규명하는 연구를 2024년부터 지원받아 수행 중이다.
KAIST 김재경 교수는 인체의 24시간 주기 리듬인 생체 시계를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분석하고 이를 활용해 다양한 수면 질환의 원인을 찾는 연구를 제안해 2019년 사업 과제로 선정됐다.
DGIST 조용철 교수는 신경의 재생과 퇴행 과정의 생명 현상을 연구하는 과제로 2018년 선정됐고, 서울대 김장우 교수는 데이터센터의 과부하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 반도체 기술을 제안해 2015년 사업 과제로 뽑혔다.
미래과학기술 포럼에서는 국내 과학기술계의 전문가들이 총 64개의 각기 다른 주제로 발표했다. 특히 기초과학과 공학 분야 관련 50개 연구 과제 발표 세션, 그리고 삼성과 학계 전문가가 공동 선정한 10대 유망 기술, 기초과학 분야 AI 활용 관련 14개의 특별 발표 세션도 진행됐다.
10대 유망 기술은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스마트 열관리 솔루션, 대체 에너지, AI 기반 배터리, 디지털 헬스케어, AI 기반 바이오 치료제, 바이오 컴퓨팅, 차세대 컴퓨팅 아키텍쳐, 휴머노이드 로봇, 포스트 휴먼·신체/인지 증강 솔루션 등이다.
박승희 사장은 "삼성은 단기간의 성과가 아닌 장기적인 안목으로 젊은 과학자들이 새로운 연구 주제에 도전하고 성장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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