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유통] "관광객 때문에 힘들어요"…'오버투어리즘' 뭐길래
  • 손원태 기자
  • 입력: 2025.11.08 00:00 / 수정: 2025.11.08 00:00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시대…유통업계도 활력
오버투어리즘으로 생활 소음, 정부 역할론 필요
사진은 서울 종로구 북촌한옥마을에 관광객 방문 제한 관련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는 모습.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해마다 늘면서 오버투어리즘을 호소하는 자국민도 늘어나고 있다. /뉴시스
사진은 서울 종로구 북촌한옥마을에 관광객 방문 제한 관련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는 모습.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해마다 늘면서 오버투어리즘을 호소하는 자국민도 늘어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 | 손원태 기자] 유통은 실생활과 밀접한 산업군입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상품이 쏟아져 나와 소비자들의 삶을 윤택하게 합니다. 하지만 이들 상품을 사용하면서 문득 떠오르는 궁금증도 많습니다. 이 코너는 유통 관련 궁금증을 쉽게 풀어드리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유통 지식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해마다 빠르게 늘면서 유통업계도 실적 최대치를 쓰는 등 내수가 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몰려드는 외국인 인파로 내국인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등 이른바 '오버투어리즘' 논란도 거세다.

8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22년 320만명에서 2023년 1103만명, 2024년 1637만명으로 2년 새 5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의 경우 1월부터 9월까지 외국인 관광객 1408만명이 찾아 이 추세라면 연간 2000만명을 넘길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넷플릭스 콘텐츠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글로벌 시청 수 1위를 기록하며 외국인들의 국내 관광을 부추겼다. 케데헌 속 서울 북촌과 낙산공원, 국립중앙박물관, 올림픽주경기장 등은 외국인들의 촬영 스팟으로도 입소문을 탔다.

K-콘텐츠 효과로 외국인들이 국내로 여행을 오면서 K-푸드, K-뷰티 등도 함께 찾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3분기 잠정 실적 공시에서 외국인 고객 유입이 늘면서 소비 심리가 회복돼 영업이익이 전년 동 기간 대비 25.8% 증가했다고 밝혔다. GS리테일 역시 편의점 GS25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6.7% 증가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한국식 요거트가 유행을 타면서 실적 견인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제과업계는 오리온이 최근 외국인들 사이에서 '비쵸비' 열풍이 부는 점에 착안해 생산 물량을 60만 개로 늘렸다. 오리온은 비쵸비의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이 비쵸비 출시 이듬해였던 2023년 동기 대비 80%나 성장했다고 밝혔다. 올리브영도 K-뷰티 열기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매출이 2조6962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 최대치를 썼다. 이에 올리브영은 서울 성수동과 홍대입구에 외국인 전용 매장까지 마련했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와 무관하게 외국인들이 상업지역을 넘어 거주지역까지 침투하고 있다. 오버투어리즘으로 힘들다는 내국인도 함께 늘어나는 것이다. 오버투어리즘은 관광객들로 인해 내국인의 삶의 질이 악화하고 관광 명소가 훼손되는 현상을 뜻한다. 일례로 서울 북촌은 외국인들의 관광 명소이지만 동시에 거주민들의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외국인들이 서울 북촌을 쉴 새 없이 돌아다닐수록 거주민들의 피로감은 커지기 마련이다.

이에 SNS상에서는 "북촌은 외국인이 너무 많아 발 디딜 틈이 없다", "명동 자주 찾던 식당도 외국인들이 너무 많아 밥 먹기가 힘들다" 등 비판적인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해외에서도 외국인 관광객으로 인한 오버투어리즘이 만연하다. 일본 교토는 연간 56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데 교토 시민의 90%가 오버투어리즘에 불만을 표시할 정도다. 이에 교토시는 관광객들에 숙박세를 받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발리는 관광객이 직접 차를 운전하는 것을 금지했다. 태국 푸껫은 외국인 관광객에 관광세를 거둬들이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도 외국인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면서도 오버투어리즘으로 발생하는 각종 논란을 해결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구철모 경희대 호텔관광학과 교수는 "오버투어리즘의 본질적인 문제는 외국인들이 상업지역을 넘어 거주지역으로 침투해서 발생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공익광고나 캠페인을 통해 내국인의 인식 전환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K-푸드와 K-뷰티 열풍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계속해서 늘 것"이라며 "오버투어리즘이 극심하게 발생하는 곳은 정부 차원에서 안내원을 배치하거나 거주민들에 금전적인 혜택을 주는 등의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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