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황준익 기자] "이주 없이 신축으로 거듭나는 경험을 선사하겠다."
현대건설이 6일 업계 최초로 이주 없이 공동주택의 주거환경과 단지 가치를 높이는 주택 신사업 '더 뉴 하우스(THE NEW HOUSE)'를 공개했다.
현대건설 이날 서울 신사동 디에이치 갤러리에서 미디어 쇼케이스 행사를 열고 신규 사업 프로젝트명과 추진 배경, 향후 계획을 밝혔다.
더 뉴 하우스는 입주민이 이주하지 않고 생활을 유지한 상태에서 공동주택을 종합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신규 주거혁신 프로젝트다. 더 뉴 하우스는 △이주 없이 △간소한 절차 속에서 △2년 이내에 사업 완수를 목표로 한다.
이인기 현대건설 주택사업본부장은 "기존 리모델링은 뼈대만 남기고 철거 및 이주를 해야 하고 재건축 못지않은 기간과 비용이 발생한다"며 "더 뉴 하우스는 계속 거주하면서 짧은 기간 내에 입주민들이 원하는 커뮤니티시설, 외관, 조경 등을 리뉴얼하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단순한 주택 수선이나 보수를 넘어 외관과 조경, 편의시설 개선은 물론 유휴 공간을 찾아 커뮤니티시설을 확충하는 등 공간 활용을 통한 신축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구상이다. 노후 공동주택이 각종 규제와 분담금 등 현실적 장벽에 부딪혀 주거개선 사업추진이 어려운 경우 이번 사업이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거주 구역과 공사 구역을 단계별로 분리 시공해 주민들이 일상생활을 유지하면서 주거개선 작업을 병행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입주민 동선을 분석해 주민들의 안전과 불편을 줄일 수 있는 최적화된 공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신속하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더 뉴 하우스는 '공동주택관리법'의 경우 입주자대표회의 방식으로, '주택법'은 조합방식으로 추진되며 구조물을 철거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리뉴얼 작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불필요한 절차를 최소화할 수 있다.

더 뉴 하우스 적용 대상은 2000년대 전후로 지어진 신도시 및 지방 아파트나 외관·조경 특색이 부족하고 커뮤니티시설, 첨단시스템이 부재한 곳들이다. 노후 아파트의 가장 큰 문제점인 주차공간의 경우 로봇 주차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존 대비 최대 30%까지 주차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현대건설 측 설명이다.
이형덕 현대건설 리뉴얼신사업팀장은 "기존에 사용하지 않는 지하 공간이나 지상의 유휴부지를 활용해 신축에 준하는 단지로 가치를 높일 수 있다"며 "로봇 주차를 적용하면 대규모 공사가 필요 없어 거주하면서 충분히 공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더 뉴 하우스를 통한 가구당 분담금을 1억원 이내로 잡았다. 이주하지 않는 만큼 이주비 대출, 이사비용, 각종 금융비용 등이 발생하지 않아 입주민들의 부담이 덜하다는 설명이다.
이 팀장은 "이주를 하지 않기 때문에 더 뉴 하우스는 이주에 따른 금융비용만큼을 아파트 가치에 투자하는 셈"이라며 "분담금도 금융사와 협력해 중도금·잔금을 매월 납부하는 구독형 방식을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5월 업무협약을 체결한 서울 삼성동 힐스테이트 2단지에 더 뉴 하우스를 처음 적용한다. 힐스테이트 2단지는 준공 18년 차 대단지로 주차장 누수, 노후 설비, 커뮤니티 공간 부족 등 노후단지 공통의 개선 사항을 갖고 있다. 노후단지의 한계로 인근 신축 단지와 시세 차이를 보이나 리뉴얼되면 시세 차이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의 적용 범위는 공용부와 세대 내부로 분류된다. 공용부는 외벽과 주동 입구, 조경 및 커뮤니티 공간 등 외관 업그레이드뿐만 아니라 지하주차장 시스템, 전기차 화재 방지 설비, 스마트 출입 제어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되며 입주민은 이주할 필요가 없다. 세대 내부는 층간소음 저감 구조, 고성능 창호, 하이오티 기반 시스템, 에너지 절감 설비 등을 포함한 인테리어 공사로서 희망하는 세대에 한해 적용한다.
이 팀장은 "힐스테이트 2단지의 경우 강남에서 핵심지역임에도 시세가 주변보다 낮아 서로 간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며 "기존 리모델링 사업으로 수주한 '수원 신명동보아파트'도 더 뉴 하우스로 전환하는 방법을 조합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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