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대출규제와 순이자마진(NIM) 둔화에 카카오뱅크의 3분기 순익은 1114억원으로 주춤했다. 다만 누적 순익은 3751억원으로 3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이어갔다. 카카오뱅크는 향후 비이자·플랫폼 확대와 공동대출(전북은행)·대출비교 고도화로 돌파구를 제시했다.
지난 5일 카카오뱅크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3분기(7~9월) 순익은 111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0.3% 감소한 수치다. 3분기 연체율은 0.51%로 집계됐다. 3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81%로 전분기 대비 0.11%포인트 축소됐다.
다만 3분기 누적 순익은 3751억원으로 5.5% 증가한 역대 최대치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 2조3273억원 가운데 이자수익은 1조4921억원(-3.1%), 비이자수익은 8352억원(+26.7%)이었다. 비이자 비중은 36%로 전년 대비 6%포인트 상승했다.
카카오뱅크는 "대출관리 기조와 시장금리 하락 속에서도 고객 유입·트래픽을 바탕으로 여·수신 포트폴리오와 비이자 사업을 다변화했다"고 설명했다.
대출 측면에선 총 여신 잔액이 45조2000억원, 가계대출만 보면 42조4630억원으로 전년 동기(41조2240억원) 대비 1조2390억원 증가했다.
다만 세부적으론 주택담보대출(전월세 대출 제외) 잔액이 13조4150억원으로 8760억원 가까이 증가한 반면, 전월세 대출 잔액은 12조1550억원에서 11조830억원으로 1조720억원 감소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와 DSR 규제, 금리 하락에 따른 스프레드 축소가 NIM 약화와 분기 이익 둔화로 이어진 셈이다.
그 공백을 비이자·플랫폼이 메웠다. 누적 수수료·플랫폼 수익 2312억원(+4.7%)에 더해, 연동 서비스의 저변 확대가 확인됐다. 대출비교 플랫폼은 제휴사를 70여 곳으로 늘렸고, 5대 시중은행 중 1곳인 하나은행이 신규 입점했다. 3분기 제휴 금융사 대출 실행액은 1조2240억원(+22%)으로 증가했다. 회사는 연내 전북은행과 '공동대출' 출시를 예고하며 '원앱' 내 통합 대출플랫폼으로서의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수신·고객 지표도 우상향이다. 수신 잔액은 65조7000억원, 고객 수 2624만명, MAU(월간활성이용자) 역시 1997만명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모임통장은 이용자 1220만명, 잔액 10조5000억원으로 '관계형' 수신의 기반을 넓혔다. 결제·송금의 트래픽과 결합해 비이자·플랫폼 수익의 모수를 키우는 선순환이다.

이번 분기 실적은 대출규제·NIM 둔화가 얼마나 빠르게 손익에 반영되는지를 보여줬다. 동시에 누적 기준 '최대치'는 플랫폼·비이자 사업 다변화가 분기 변동성을 흡수했음을 시사한다.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주담대·전월세 등 여신 포트폴리오를 규제 프레임 내에서 민첩하게 재조정하고, 대출중개·공동대출·수신·결제를 잇는 플랫폼 파이프라인을 고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 대출과 관련해선 지난 10월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 출시로 2026년부터 본격적인 개인사업자 영역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6년 총 여신 성장률은 2025년 대비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수수료와 플랫폼 영역에서 가장 주요한 대출비교 및 광고수익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 50% 성장했으나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인한 수수료 수익이 감소한 측면이 있다"며 "2026년에는 대출비교, 광고, 투자 등 3대 플랫폼의 성장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펌뱅킹, 보금자리론, 공동대출, 모바일 서베이 등 신규 핵심 서비스 확대를 통해 두자릿수 성장을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공동대출의 조기 안착과 대출관리·리스크 기준의 정교화다. 대출규제 국면을 '플랫폼 파이프라인 강화'의 기회로 바꿀 수 있다면 카카오뱅크의 분기 실적 변동성은 더 낮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8월 보고서를 통해 카카오뱅크와 관련해 "채널 경쟁력이 여전히 우수하다는 측면이 존재하지만 가맹점 수수료 인하, 규제로 인한 성장률 하락, 마진 하락 등 이익으로 연결되는 고리가 약화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요인"이라며 "향후 인공지능(AI) 네이티브 뱅킹, 스테이블코인 등 신규 추진 사업의 의미있는 진행이 있어야 방향성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가계대출 규제가 지속되며 올해 대출 성장률은 8%를 넘기 어렵고, 내년 역시 큰 폭의 확대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개인사업자대출 및 담보대출 출시로 4분기에는 소폭 개선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