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첫발 딛는 메리츠증권, '1호스팩' 흥행 성공할까
  • 이한림 기자
  • 입력: 2025.11.06 11:31 / 수정: 2025.11.06 11:31
한국종합기술 주관 후 14년 만에 IPO 도전
희석 비율 최저 수준 메리트
마수걸이 상장·시장 상황 등 불안 요소
메리츠제1호스팩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 제출을 마친 메리츠증권은 오는 26일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을 시작으로 14년 만에 IPO 시장 복귀에 나선다. /더팩트 DB
'메리츠제1호스팩'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 제출을 마친 메리츠증권은 오는 26일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을 시작으로 14년 만에 IPO 시장 복귀에 나선다. /더팩트 DB

[더팩트|이한림 기자] 메리츠증권이 모처럼 기업공개(IPO) 업무에 나선다. 직상장이 아닌 스팩상장이지만 올해 기업금융본부를 설치하고 전문 인력을 영입해 기업금융(IB) 분야의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천명한 만큼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최근 한국거래소에 '메리츠제1호스팩'에 대한 상장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아직 스팩 합병 대상 기업이 정해지지 않았음에도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한 지 2주 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메리츠증권이 IPO 업무를 재개한 것은 지난 2011년 코스피 상장사 한국종합기술에 대한 주관 업무를 맡은 지 14년 만이다. 그간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 집중한 IB 역량을 펼치다가 전통 IB 비즈니스로 꼽히는 IPO에 다시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메리츠증권의 IPO 도전이 나들이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도 공존한다. 우선 IPO와 관련한 업무는 오랫 동안 개점휴업 상태였기 때문에 시장의 변화, 경험 부족 등이 잠재적 리스크로 꼽힌다.

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다. 스팩 상장은 직상장보다 비교적 인가 등 절차가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으나 한국거래소의 심사 기준이 차츰 엄격해졌고, 올해만 해도 유수의 스팩 물량이 상장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메리츠제스팩1호도 예비심사 과정에서 최대주주 변경을 위해 한 차례 신청을 철회했다가 재신청을 한 사례도 투자자들의 불안 요소로 지목된다.

그러나 메리츠증권의 최근 행보가 IPO 시장에서 존재감을 명확히 드러내고 있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앞서 IPO 시장 복귀를 위해 이경수 전 KB증권 상무 등 검증된 인력을 다수 영입해 조직을 재정비했고, 당국이 주문한 모험자본 투자의 핵심 분야로 꼽히는 IPO 분야에 다시 공을 들이면서 심사 대기 중인 발행어음 인가도 한 발짝 다가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되면서다.

주주 친화적인 스팩 구조도 흥행 가능성을 높인다. 메리츠제1호스팩의 희석 비율은 14% 초반 수준으로 최근 1년간 상장한 스팩의 평균 희석비율(15.9%)보다 낮은 수준이다. 회석비율은 공모에 참여하는 일반 투자자의 주식 가치가 기존 발기 주주의 저가 투자로 감소하는 비율로, 수치가 낮을수록 공모주주의 주식 가치가 보호돼 발기인의 합병 성공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의 이번 IPO 도전은 스팩에 대한 희석 비율을 시장 최저 수준으로 낮춰 소액주주 가치 제고에 신경 쓰고 IPO 업무 강화에 대한 의지 등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와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면서도 "첫 주관이라는 것과 시장 불확실성 등은 고려된다. 합병할 기업의 가치와 수요예측 결과 등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메리츠증권은 오는 26일부터 27일까지 메리츠제1호스팩에 대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하고 내달 4일부터 일반 청약을 진행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최대주주는 지난달 재신청을 통해 네오영에서 그린노아로 변경됐다. 그린노아는 사모펀드 운용사 어펄마캐피탈의 수장인 김태엽 대표의 개인 회사다.

메리츠증권은 이 사이 스팩 합병할 유망한 비상장 기업을 찾아야 하며 대상 기업 가치는 의무예치금액의 80% 이상이어야 한다. 이해관계가 있는 회사는 합병 대상에서 제외된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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