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지난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전월보다 70억 달러 가까이 늘어나며 4300억 달러에 육박했다. 미국 증시 강세로 운용수익이 늘어난 데다, 외평채(외국환평형기금채권) 신규 발행 효과가 더해지며 증가세가 이어졌다. 세계 외환보유액 순위도 7개월 만에 홍콩을 제치고 9위를 탈환했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0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288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월(4220억2000만 달러)보다 68억 달러 증가하며, 지난 2023년 1월(4299억7000만 달러)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 6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다.
이번 증가에는 미국 증시 활황에 따른 운용수익 확대와 외평채 신규 발행에 따른 외화 유입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외환보유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가증권(미국 국채·정부기관채·회사채 등)은 3779억6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4억6000만 달러 줄었다. 반면, 예치금은 259억4000만 달러로 74억 달러 증가했다. SDR(특별인출권)은 157억1000만 달러로 7000만 달러 감소했고, IMF 포지션은 44억1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8000만 달러 줄었다. 금 보유액(47억9000만 달러)은 변동이 없었다.
9월 기준 주요국과 비교한 외환보유액 순위에서 한국은 4220억 달러로 9위에 올랐다. 이는 지난 3월 독일과 홍콩에 밀려 10위로 내려앉은 이후 7개월 만에 되찾은 순위다.
1위는 여전히 중국(3조3397억 달러)이 차지했다. 이어 △일본(1조3413억 달러) △스위스(1조545억 달러) △러시아(7133억 달러) △인도(7001억 달러) △대만(6029억 달러) △독일(5110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4505억 달러) △한국(4220억 달러) △홍콩(4191억 달러) 순이었다.
특히 홍콩은 최근 환율 유지를 위해 달러를 지속 매도하면서 외환보유액이 전월 대비 25억 달러 감소, 10위로 밀려났다.
한은 관계자는 "해외 채권 이자 수익 증가와 미국·유럽 증시 강세로 운용수익이 늘었다"며 "홍콩은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를 매도 중이어서 당분간 이 같은 순위 격차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