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대목 잡는다…실적 부진한 '삼성물산 패션부문' 반등 전략은
  • 문화영 기자
  • 입력: 2025.11.05 10:50 / 수정: 2025.11.05 10:50
3분기 영업이익 120억원…전년比 42.9% 감소
자체 브랜드 강화…'에잇세컨즈' 필리핀 진출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올해 3분기 매출 4450억원, 영업이익 120억원을 기록했다. /더팩트DB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올해 3분기 매출 4450억원, 영업이익 120억원을 기록했다. /더팩트DB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올해 3분기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크게 줄며 부진한 실적을 이어갔다. 지난 2022년 '2조 클럽'에 가입한 이후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한 가운데 패션업계 최대 성수기인 겨울을 앞두고 반등을 위한 전략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3분기 매출 4450억원, 영업이익 12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2.9% 감소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2.8%, 63.6% 줄었다.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매출은 1조145억원, 영업이익은 67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 37.1% 감소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상반기 소비심리지수가 매우 안좋았고 하반기 들어 다소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패션시장의 소비 회복세는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 부진이 지속되자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 7월 사업별 외형 성장과 내실 강화를 위해 △해외 사업 확장 △자체 브랜드 강화 △해외 수입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 등 3대 전략을 제시했다. 회사는 현재 자체 브랜드 '빈폴', '구호', '비이커', '앙개'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해외 브랜드 '가니', '아미', '자크뮈스', '메종키츠네', '토리 버치' 등을 전개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자사 및 해외 브랜드 강화'에 나섰다. 올해 상반기 데님 전문 브랜드 '스티치컴스블루'를 론칭했으며 지난 9월 남성복 '갤럭시라이프스타일'의 브랜드명을 'GLXY'로 표현해 모던함을 강조하면서도 가독성을 높인 새 로고를 공개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새단장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슈즈 브랜드 '핏플랍'의 국내 독점 사업권을 확보하며 슈즈 사업 확대에도 나선 상태다. 국내에서 인지도 있는 해외 브랜드 수입도 진행 중이다. 남성 컨템포러리 브랜드 '캡틴 션샤인'을 신세계 강남점에 오픈하며 고급 남성 의류 브랜드의 국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침체된 내수 시장을 벗어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렸다. 대표적으로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가 지난 7월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 글로벌 1호점을 열었다. 이는 지난 2016년 중국 진출 이후 사드(THAAD) 보복 여파로 2018년 철수한 지 약 10년 만의 해외 재도전이다.

에잇세컨즈가 필리핀에 진출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에잇세컨즈가 필리핀에 진출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당시 '에잇세컨즈 상하이 트레이딩'을 설립하며 중국 시장에 직접 진출했으나 3년간 영업손실 330억원을 기록하며 뼈아픈 경험을 남긴 바 있다. 이에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현지 리테일그룹인 '수옌 코퍼레이션'을 손을 잡고 현지 유통망을 통해 판매하는 구조를 선택했다.

필리핀은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 발표로 의류 관세율이 없어 수출비용 부담이 적고 여름이 긴 기후 특성상 국내에서 재고로 남은 봄·여름 시즌 상품을 판매하기도 적합하다. 국내에서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 케데헌)' 인기에 탑승해 '헌트릭스'와 '사자 보이즈' 패션을 선보이며 젊은 소비자층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와 같은 전략을 중심으로 점진적인 패션 시장의 소비 회복세와 함께 주요 브랜드가 아우터 등 겨울 상품에 강점이 있어 4분기는 상당한 수준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 삼성물산 측의 설명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3분기는 패션업계의 비수기이고 무더위와 잦은 강수까지 겹친 상황에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프로모션 확대 등으로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4분기 역시 어려운 경영 환경이 예상되나 10월 들어 전년보다 날씨가 빠르게 추워지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 올해도 매출 2조원을 돌파하고 전년 이상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영업이익은 4분기에 선방하더라도 전년 수준에는 이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주력 브랜드의 마케팅과 11~12월에 합리적인 소비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패션 시장이 전반적으로 둔화된 상황에서 삼성물산 패션부문 역시 단기 실적 반등은 쉽지 않았다"며 "다만 필리핀 진출 및 국내 브랜드 론칭 등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장기적 관점에선 의미 있는 행보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cultur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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