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비만치료제는?…'주1회 주사'에서 먹는약·다중작용제로
  • 조성은 기자
  • 입력: 2025.11.05 10:35 / 수정: 2025.11.05 10:35
GLP-1 한계 보완해 근감소·공급난 해소 기대
경구제 상용화 앞두고 경쟁 본격화…국내 제약도 가세
위고비와 마운자로로 대표되는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의 차세대 주자는 다중작용제와 경구형 약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뉴시스
위고비와 마운자로로 대표되는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의 차세대 주자는 다중작용제와 경구형 약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뉴시스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위고비'와 '마운자로'로 대표되는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의 차세대 주자로 다중작용제와 경구형(먹는) 약물이 떠오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비만치료제 시장이 GLP(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주사제 중심에서 다중작용제와 경구제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이큐비아는 "비만치료제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가 선점한 시장"이라면서도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높고 기술 혁신이 계속되는 만큼 후발주자에게도 기회가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양강 구도로 형성돼 있다. 지난해 기준 노보 노디스크가 약 65%, 일라이 릴리가 약 31%의 점유율을 차지해 전체 시장의 96%를 장악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가 작년 10월 출시 후 3분기 만에 누적 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으며, 올해 8월 출시된 마운자로가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 중이다.

다만 현 시장을 이끄는 GLP-1 기반 주사제는 △높은 가격(월 70만~140만원) △공급 부족 △근육량 감소 부작용 등 한계를 지니고 있다. 다중작용제와 경구형 제제는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차세대 후보군으로 부상하고 있다.

다중작용제는 두 개 이상의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약물이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가 GLP-1 단일 수용체만 자극하는 반면, 릴리의 마운자로는 GLP-1과 위 억제 펩타이드(GIP)를 동시에 겨냥한다.

후속 약물로는 △GLP-1과 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겨냥하는 베링거인겔하임의 '서보두타이드' △알티뮨의 '펨비두타이드' △GLP-1·GIP·글루카곤 3중 수용체를 모두 자극하는 릴리의 '레타트루타이드' 등이 꼽힌다. 글루카곤은 간의 에너지 소비를 촉진하고 지방을 분해해 지방간 개선과 근육 보존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임상에서 펨비두타이드는 감량 체중 중 근육 손실 비율이 21.9%로, 세마글루타이드(39~45%)보다 낮았다.

경구용 비만치료제도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고용량 버전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심사를 받고 있으며, 일라이 릴리의 먹는 GLP-1 작용제 '오르포글리프론'은 연내 FDA 허가 신청이 예정돼 있다. 경구형 약물은 복용 편의성과 대량생산 이점이 있어, 주사제 시장을 대체할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다.

국내 제약사들도 이 흐름에 가세했다. 일동제약은 먹는 비만약 'ID110521156'으로 임상 1상에서 체중 감소 효과를 입증했고, 한미약품은 근육량 증가와 지방 선택적 감량을 동시에 구현하는 비만치료제 'HM17321'을 개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구제는 공급 병목과 가격 장벽을 해소할 수 있는 해법이며 다중작용제는 단순히 살을 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대사 건강을 개선하는 약이 될 것"이라며 "차세대 비만치료제는 복합 표적과 복용 편의성을 누가 먼저 잡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pi@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