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손원태 기자] 저출산 여파로 우유 소비량이 감소하면서 실적도 내리막을 걷고 있는 서울우유협동조합(서울우유)이 프리미엄 제품인 'A2+ 우유'를 통해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다소 높은 제품 가격대로 인해 확장성에는 의문이 따르는 상황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1조657억원에서 3.3% 감소한 1조307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243억원에서 62.6% 줄어든 91억원에 그쳤다.
최근 3년간 서울우유의 연 매출(연결 기준)은 2022년 1조9684억원, 2023년 2조1117억원, 2024년 2조1247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에 연 매출 2조원을 넘기며 일시적으로 기대감을 키웠으나 올해 들어 외형과 내실 모두 역성장했다.
서울우유는 농협중앙회 소속 회원 조합으로서 낙농가로 구성된 협동조합이다. 이에 서울우유는 경쟁 유업체들과는 달리 본업인 유업 외 신사업을 전개하는데 한계가 있다. 그러나 짧은 유통기한과 높은 운송비용으로 인해 수출 등이 어려운 유업의 한계 때문에 서울우유의 실적은 정체된 상황이다.
이에 서울우유는 지난 2020년부터 사업비 80억원을 투입해 A2+ 우유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6명이 배앓이 등의 유당불내증을 겪는다는 점에 착안해 소화에 효과적인 단백질을 함유한 프리미엄 우유를 만든 것이다.
A2+ 우유는 A2 유전형질을 갖는 젖소에서 분리·집유해 100% A2 단백질만 함유한다. A2 단백질은 인간의 모유와 비슷해 체내 흡수력은 물론 소화에도 효과적이다. 서울우유는 소화가 잘되는 프리미엄 우유로 주 소비층을 성인으로 확장시키는 전략을 세웠다.
A2+ 우유는 현재 △180ml △710ml △900ml △1.7L △2.3L와 멸균우유인 △170ml로 6종이 나왔다. 지난해 4월 출시 이후 1년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8250만 개를 달성하는 등 소기의 성과도 보였다.

이같은 성과에 서울우유는 오는 2030년까지 전국 1415개의 목장 전체를 A2+ 우유 젖소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A2+ 우유 판매에 집중해 실적 반등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서울우유는 현재 41개의 목장이 A2+ 우유 전용 목장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A2+ 우유 가격이 경쟁사 대비 비싸다는 점은 판매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우유에 따르면 A2+ 우유 700ml 두 묶음 가격은 8000원이다. 이는 일반 흰우유 900ml 두 묶음 가격이 5000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비싼 가격이다. 비슷한 계열의 락토프리 우유를 보더라도 가격은 5000원대 후반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A2+ 가격대는 소비자들에 다소 부담스럽다는 평가다.
더구나 최근 고물가에 소비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다른 우유보다 가격이 비싼 A2+ 우유의 판매량이 늘어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A2+ 우유 첫 출시 당시와 비교해 현재 집유량은 두 배 정도 증가했다"라며 "목장 한곳이라도 전체 젖소가 A2 젖소로 바뀌어야 하는 만큼 전환 속도가 빨라지는 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A2+ 우유 해외 거래처와도 계속해서 접촉 중에 있으며 내년 동남아시아를 권역으로 해 수출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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