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국내 패션업계가 '워크웨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과거 단순한 작업복으로 여겨졌던 워크웨어가 최근 내구성과 실용성, 스타일을 모두 갖춘 하나의 '패션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워크웨어 시장은 약 1조~1조5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과거 건설·제조 등 산업현장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지만 최근에는 기능성과 디자인을 모두 중시하는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FnC)이 운영하는 워크웨어 브랜드 '볼디스트(BOLDEST)'는 지난 7월 열린 '2025 스마트안전보건박람회(국제안전보건전시회, KISS)'에서 고기능성 워크웨어와 개인보호구(PPE)를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지난 2020년 론칭한 '볼디스트'는 코오롱FnC의 고강도 아라미드 섬유 '헤라크론'과 냉감·베임방지 기능성 소재 '포르페'를 활용해 고성능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동차 제조업 등 산업현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며 현대자동차 등과 B2B 협력을 강화 중이다.
현재 '볼디스트'는 워크슈즈 '볼트' 시리즈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남극 내륙연구산업단과 협약을 맺고 극지 탐사용 초고기능성 워크웨어 공동 개발에도 나섰다.
형지엘리트는 워크웨어 브랜드 '윌비워크웨어'를 앞세워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섰다. 먼저 오는 7일까지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산업안전보건 전시회 'A+A(에이플러스에이) 2025'에 참가한다. 형지엘리트는 이번 전시에서 'K-워크웨어', '윌비워크웨어', '세이프가드' 등 3개 테마존을 구성해 브랜드 기술력과 디자인 경쟁력을 강조한다.
앞서 형지엘리트는 올해 여름 무신사 입점을 통해 소비자 대상 판매 채널도 확대한 바 있다. 젊은 세대 워커층의 유입과 워크웨어룩의 유행에 맞춰 기능성 티셔츠, 입체 패턴 워크팬츠 등 패션성과 활동성을 겹비한 제품을 강화하고 있다. 형지엘리트 관계자는 "최근 워크웨어룩이 꾸준히 인기를 얻는 만큼 워크웨어 스타일과 고기능성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까지 확실하게 붙잡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 2022년 론칭한 '시프트지(SHIFT.G)'를 통해 '유틸리티 워크웨어'를 선보이고 있다. 출근복과 일상복의 경계를 허문 기능성 중심 디자인으로 오어슬로우·레미릴리프 등 글로벌 워크웨어 브랜드와 협업하며 편집숍 형태로 운영 중이다.
현장에서 태어난 워크웨어 브랜드 '아커드(ARKERD)'는 현장 경험을 반영한 '핸들러 워크 자켓'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대 중이다. 반려견 훈련사 작업복에서 착안한 디자인으로 D링·벨크로 와펜·반사 테이프 등 실용적인 디테일을 살렸다. 특히 워크웨어의 기능성을 유지하면서도 일상에서 입기 좋은 실루엣으로 '일과 일상 사이'를 겨냥했다.
패션 플랫폼도 '워크웨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무신사는 '한땀(일하는 하루에, 한땀의 응원)'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소상공인에게 업종별 맞춤형 작업복을 제작 및 지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워크웨어가 단순히 사업장에서 입어야 하는 작업복이라는 의미를 넘어 직장과 업에 대한 자부심을 보여줄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작됐다.
W컨셉은 올해 가을 19세기 프랑스 노동자가 입던 작업복에서 유래한 '프렌치 초어재킷'에 주목했다. W컨셉 관계자는 "실용적이면서도 멋스러운 아우터를 찾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이번 가을 시즌에는 워크웨어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워크웨어는 산업안전용 제품을 넘어 기능성과 감각적 디자인을 결합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패션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패션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 브랜드와 플랫폼까지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