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잇따라 글로벌 대형 컨퍼런스 무대에 오르며 해외 기술 수출과 파트너십 확대에 나선다. 이달 3~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바이오유럽 2025'에 이어 3~6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월드ADC 2025'에도 다수의 K-바이오 기업이 참가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 최대 바이오 파트너링 행사인 '바이오유럽 2025'에는 60여개국 3000여개 제약바이오 기업이 참여하며 약 3만건의 비즈니스 미팅이 예정돼 있다. 한국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일동제약그룹, 에이비엘바이오, 디앤디파마텍, 파로스아이바이오, 비보존, 압타바이오 등이 주요 참가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행사에서 단독 부스를 운영하며 차세대 위탁개발생산(CDMO) 통합 브랜드 '엑설런스(ExellenS)'를 집중 홍보한다. 엑설런스는 '동등성'(Equivalence)과 '속도'(Speed)를 핵심 가치로 내세워 고객사에 일관된 품질과 신속한 생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체계다. 회사는 이번 행사를 통해 유럽 내 신규 고객사 확보 및 고품질 생산 역량을 부각할 계획이다.
일동제약그룹은 신약개발 자회사 유노비아와 대원제약이 공동 개발 중인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후보물질 '파도프라잔'의 글로벌 사업화를 추진한다. 현재 국내 임상 3상 단계에 있으며 유럽 및 미주 지역 제약사들과 기술이전 및 공동개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와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T'를 중심으로 글로벌 협력 논의를 이어간다. 회사 측은 이중항체 항암제 임상 데이터 공유와 함께 ADC(항체약물접합체) 플랫폼 기반 파트너링도 병행할 예정이다.
디앤디파마텍은 대사이성지방간염(MASH) 치료제 후보물질 'DD01'의 임상 현황을 공유하고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이전 논의를 진행한다. 이외에도 섬유화증 치료제 'TLY012',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NLY02' 등 주요 파이프라인을 소개한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 'PHI-101'과 고형암 치료제 'PHI-501'의 기술이전 협상을 추진하며, 비보존은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오피란제린)를 중심으로 해외 파트너십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어 국내 기업들은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 세계 최대 행사인 '월드ADC 2025'에도 대거 참가한다. 전 세계에서 1000명 이상의 글로벌 제약사·바이오텍 연구자와 투자자들이 모여 최신 개발 전략과 기술 동향을 논의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00ℓ 규모의 ADC 생산시설을 중심으로 개발부터 상업 제조까지의 통합 역량을 홍보하며,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기반으로 한 ADC CDMO 서비스 경쟁력을 강조할 계획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ADC의 새로운 표적 조합'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며 향상된 종양 선택성과 안전성을 소개한다. 지놈앤컴퍼니는 자체 플랫폼 '지노클'(GNOCLE)을 통해 발굴한 신규 타깃 기반 ADC 후보물질 'GENA-120'의 비임상 데이터를 최초 공개한다. 앱티스는 3세대 ADC 링커 기술 '앱클릭'의 차별화된 기술력을 구두 발표를 통해 참석자들에게 소개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바이오유럽과 월드ADC 연속 참가가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동시에 확장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미국보다 규제 기준이 엄격하지만 기술 신뢰도가 확보되면 장기적 파트너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행사는 단순 홍보를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 기반을 다지는 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