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3분기도 본업 부진…LG엔솔 지분 주주환원 활용
  • 장혜승 기자
  • 입력: 2025.10.31 18:50 / 수정: 2025.10.31 18:50
자회사 LG엔솔 실적 제외하면 본업 부진 지속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일부 배당자원 반영 검토"
LG화학이 올해 3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했지만 본업 부진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지는 못했다. /더팩트 DB
LG화학이 올해 3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했지만 본업 부진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지는 못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LG화학이 올해 3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했지만 본업 부진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지는 못했다. 이번 실적 호조에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여가 컸기 때문이다. 여기에 행동주의 펀드들의 주주가치 제고 요구가 빗발치면서 회사는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배당금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LG화학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1조 1962억원, 영업이익 679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1.3%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38.9% 증가한 실적이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은 1.9%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42.6%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돈 수준으로 전 분기 대비로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이번 실적 개선의 상당 부분은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이 버팀목이 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자회사를 제외한 기존 사업부문 영업이익은 1370억원에 그쳤다. 구체적으로는 본업인 석유화학 부문이 291억원, 첨단소재 부문이 73억원으로 힘을 쓰지 못했다. 그나마 생명과학 부문이 희귀비만치료제 라이선스 아웃 잔여 계약금 수취로 영업이익 1006억원을 기록해 선방했다.

석유화학 부문 부진은 장기화된지 오래다. 2021년 3분기에만 1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업황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향후 회복세를 장담하기도 어렵다.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면 부진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4분기 영업이익은 3594억원으로 에너지솔루션의 전분기 발생한 선수요 제거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감익이 전망된다"며 "전반적으로 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면 부진한 실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도 같은 전망이다. LG화학은 이날 실적발표에서 "4분기는 글로벌 수요 부진 지속으로 스프레드 축소 및 대산공장 정기보수에 따른 기회손실이 예상된다"며 "2026년도에는 동북아 신증설이 지속되면서 큰 폭의 시황 개선 전망은 어려울 걸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증권가에서는 체질 개선을 주문하고 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력인 석유화학 및 전지소재 부문 불황이 지속되면서 지속성을 위한 체질 개선 전략이 우선시된다"며 "비주력 사업 매각 및 자회사 지분 매각을 통한 재무 건전화를 시도로 현금 3조원 이상을 확보한 바 있고 정부의 석유화학 구조조정 정책 기조에 맞춰 설비 효율화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1조 1962억원, 영업이익 679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LG화학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1조 1962억원, 영업이익 679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행동주의 펀드들의 주주가치 제고 요구가 거세지는 시점과 맞물려 LG에너지솔루션 지분 활용 가능성이 주목된다. LG화학은 1일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활용한 PRS(주가수익스와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최근 영국계 헤지펀드 팰리서캐피탈과 싱가포르의 메트리카파트너스는 LG화학이 보유한 높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율이 중복 상장에 따른 지주사 할인을 심화시켜 기업가치가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주주가치 제고에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실적발표에서 LG화학 관계자는 "주주환원 차원에서 당사의 배당정책상 비경상적인 이익은 제외되는 것이 원칙이긴 하나 이번에는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확보된 자원을 일부 배당자원으로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추가적인 지분 유동화 계획이 발표될 경우 할인율 추가 축소 또는 비효율적으로 배치된 자산의 효율적인 재배치를 통한 재무구조와 현금흐름 개선, 주주환원 강화 등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LG화학은 고부가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에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은 "글로벌 수요 부진에 따른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되겠지만 고부가·고수익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가속화하고, 미래 신규 사업 발굴과 운영 최적화 활동 등을 통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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