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손원태 기자] 넷플릭스 콘텐츠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으로 식품업계가 때아닌 특수를 누리는 가운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로 다시 한 번 그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식품업계가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다채로운 K-푸드를 선보이면서 마케팅에 공들인 것이다. 떡볶이부터 라면, 베이커리, 치킨 등 K-푸드가 푸짐한 한 상을 차리면서 현장 분위기도 뜨겁다는 반응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품업계는 APEC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날부터 오는 11월 1일까지 경주에서 막바지 시식 행사를 열고 있다. 이번 APEC은 지난 2005년 11월 부산 개최 후 20년 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행사다.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있는 회원국 21개 국가에서 정상과 각료, 언론인 등 6000여 명이 참가한다.
CJ제일제당과 농심, SPC그룹, KGC인삼공사, 교촌, BBQ치킨, 오비맥주 등 다수의 식품기업이 앞다퉈 경주로 향하게 된 배경이다. 또한 정부도 K-푸드 알리기에 팔을 걷어 올렸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9일부터 한식진흥원, 한국식품연구원과 함께 경주 APEC 정상회의장 인근에 'K-푸드 스테이션'을 꾸렸다. 이곳에선 한국의 길거리 음식과 전통 다과 등이 나온다. '한국의 맛, K-디저트'를 주제로 다수의 식품기업들이 푸드트럭을 설치한 것이다.
우선 APEC 공식 협찬사로 선정된 농심과 교촌, 청년다방 등이 라면과 치킨, 떡볶이 등 다채로운 K-푸드를 내놨다. 정부는 또 CJ제일제당 햇반과 팔도 라면, 매일유업 두유 등 13개 기업의 수출용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들도 함께 소개했다.
우선 CJ제일제당은 비비고를 필두로 떡볶이와 김 스낵, 햇반 컵반 등 2만여 개의 제품을 제공했다. 떡볶이는 컵떡볶이 형태로 준비해 매운맛을 즐기려는 외국인들이 먹기 편하도록 신경을 썼다. 또한 바삭한 식감이 특징인 김 스낵과 한 끼 식사 대용인 햇반 컵반도 마련했다. 이들 제품은 APEC 미디어센터와 참가자 숙소에 무료로 지급됐다.
농심은 푸드트럭을 꾸려 케데헌 열기를 이어갔다. 농심의 대표 브랜드인 신라면은 케데헌으로 뜻밖의 특수를 누렸다. 케데헌 속 걸그룹 헌트릭스가 먹었던 라면이 신라면을 연상케 했기 때문이다. 이에 농심은 APEC 행사 기간 신라면 용기면 1만 개를 준비해 무료 시식회를 전개했다. 이어 농심은 최근 해외에서 유행중인 신라면 툼바도 별도로 준비해 현장 이벤트도 열었다.

SPC그룹은 K-베이커리 대표주자로서 APEC 미디어센터 내 카페테리아를 차렸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를 주축으로 다양한 빵을 선보인 것이다. 파리바게뜨는 '골든소보루번'과 '행운의단팥빵', '촉촉한골든바나나케익' 등을 무료로 나눠줬다. 아울러 '쏘유두유', '데일리주스', '치키피치티' 등 음료와 '매콤핫투움바파스타', '치킨듬뿍치킨로제도리아' 등 간편식도 함께 제공했다. 그중 '쑥떡쿠키'가 외신 기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KGC인삼공사는 APEC 기간 커피차를 보내 정관장 홍삼음료를 선사했다. 치킨 브랜드에서는 교촌이 참가해 자사 시그니처 메뉴인 허니갈릭 싱글윙과 순살(간장·레드·허니) 등을 내놓았다. 오비맥주는 'APEC CEO 서밋 코리아 2025'가 열리는 경주 예술의 전당 2층 야외 휴게공간에 별도 부스를 꾸렸다. 대표 맥주인 '카스 프레시'와 논알코올 맥주 '카스 0.0' 등을 선보였다.
그 외 편의점에서는 세븐일레븐이 APEC 기간 특별 이벤트를 열었다. APEC 공식 협찬사인 부창제과와 협업해 만든 K-디저트를 현장에 공급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호두정과'와 '우유니소금크림호두단팥빵', '우유니소금크림맘모롤' 디저트 3종 1500여 개 제품을 경주로 보냈다.
정부는 올해 K-푸드 목표 수출액으로 105억 달러(약 15조600억원)로 잡았다. 아울러 2030년까지 K-푸드 수출액으로 150억 달러(약 21조5000억원)를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서는 APEC 회원국들의 K-푸드 호응이 필수적이다. 실제로 올 3분기까지 국내 K-푸드 수출액은 84억81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그중 APEC 국가에서만 69억12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국내 K-푸드 수출액의 80% 이상이 APEC 국가에서 나오는 셈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이번 APEC 정상회의는 한국의 문화와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K푸드가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은 만큼 이번 K디저트 및 수출용 할랄식품 홍보 행사가 한국의 맛을 선물하고, 한국 음식과 문화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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