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거래대금 9억 남짓"…코스피 4000 시대, 코넥스는 '존폐' 기로
  • 박지웅 기자
  • 입력: 2025.10.31 11:09 / 수정: 2025.10.31 11:09
거래량 55% 급감, 시총은 5년 새 반토막
올해 코스닥 이전 기업 3곳뿐… 기능 상실 우려
코스피가 4000선을 돌파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해온 코넥스(KONEX) 시장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챗GPT 생성 이미지
코스피가 4000선을 돌파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해온 코넥스(KONEX) 시장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챗GPT 생성 이미지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코스피가 4000선을 돌파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해온 코넥스(KONEX) 시장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거래량과 시가총액이 모두 감소세를 보이면서 시장 존재감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30일) 코넥스 시장의 하루 거래량은 22만9000주로 집계됐다. 올해 1월(51만주) 대비 약 55% 감소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4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올 들어서만 70% 넘게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시가총액 역시 감소세가 뚜렷하다. 코넥스 상장기업의 전체 시가총액은 현재 2조8070억원으로, 5년 전인 2020년(5조6106억 원)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기업 수 역시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2018년 153개사에 달하던 상장기업 수는 2021년 131개사, 올해는 116개사까지 감소했다.

코넥스는 2013년 개설된 중소·벤처기업 전용 주식시장으로, 창업 초기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본래 코넥스는 스타트업이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를 만나고 기업 가치를 검증받는 '중간 단계'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코스닥 이전 사례마저 급감하며 코넥스의 존재 이유가 희미해지고 있다. 2013년 코넥스가 출범한 초창기에는 상장기업의 약 10%가 매년 코스닥 이전에 성공했지만, 올해 들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한 기업은 한국피아이엠·지에프씨생명과학·지슨 등 단 3곳에 불과하다. 전체 상장사의 약 3% 수준으로, 코넥스 시장의 성장 사다리 기능이 사실상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기술특례 상장, 성장성 특례상장 등 코스닥 상장 제도가 확대되면서, 코넥스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코스닥에 직상장하는 기업들이 급증했다. 실제 지난해 기술특례 상장을 통해 코스닥에 입성한 기업은 42곳으로, 2005년 제도 도입 이후 최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코넥스 시장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이 미흡한 데다, 투자자 유입책 역시 부재해 유동성이 고갈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코스피와 코스닥으로 시장 관심이 쏠리면서 코넥스는 점점 '잊힌 시장'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넥스를 지금처럼 별도의 독립 시장으로 방치할 경우, 현재의 위축된 상황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 "중소기업 성장 사다리 역할을 복원하려면 코스닥과의 단계적 통합이나 연계 강화 등 구조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chris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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