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코스피가 4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증권사의 모바일 앱(MTS)에서 잦은 오류가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거래량 급증과 트래픽 과부하로 인한 시스템 불안정이 반복되면서, 이른바 '불장'에서 투자 타이밍을 놓쳤다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부터 약 1시간 동안 메리츠증권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MTS에서 종목 조회가 되지 않고 매수와 매도가 불가능한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메리츠증권은 홈페이지를 통해 "관심종목 시세 처리가 원활하지 않아 신속히 조치하겠다"며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공지했다.
앞서 지난 27일 한국투자증권의 MTS 역시 개장 직후 장애를 일으켜 투자자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당시 일부 이용자는 주문 체결이 지연되거나 주식 잔고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을 겪었다.
한국투자증권 앱 이용자 A 씨는 "삼성전자가 사상 처음으로 10만원을 돌파해 매도하려 했지만, 잔고를 확인할 수 없어 거래를 하지 못했다"며 "장중 가장 중요한 순간에 시스템 오류가 발생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일부 고객에 한해서 잔고 조회가 지연됐다"며 "문제 발생 직후 담당 부서에서 원인을 파악해 즉시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이보다 앞선 7일 카카오페이증권 앱이 미국 정규장 개장 직후 접속 장애를 일으켜 해외주식 주문이 지연되기도 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공지를 통해 "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보다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런 사례가 최근 들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8월 한국소비자원이 국내외 주식 투자 경험이 있는 소비자 2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9%(1240명)가 최근 6개월 내 증권사 앱 사용 중 불만이나 피해를 겪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불만은 '시스템 오류·접속 장애'(50.8%)로, 전체 투자자의 약 3명 중 1명은 주식 매수·매도 타이밍에 앱이 멈추는 상황을 경험한 셈이다. 그 외에도 로그인·인증 문제(48.6%), 높은 수수료 및 숨겨진 비용(35.4%), 허위·부정확한 투자정보 제공, 과도한 신용거래 권유 등이 주요 불만 요인으로 꼽혔다.
업계에서는 최근 코스피 4000선 돌파와 함께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주요 증권사의 시스템이 급격히 늘어난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폭증하는 주문량에 대비한 서버 증설과 장애 대응 프로세스 강화가 시급하다"며 "특히 변동성이 큰 장세일수록 투자자의 신뢰 얻기 위해서는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