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걷어낸 현대차, 글로벌 전략 박차…"위기를 기회로"
  • 최의종 기자
  • 입력: 2025.10.30 15:28 / 수정: 2025.10.30 15:28
3분기 역대 최대 매출…미국 관세 영향으로 영업익은 29% 감소
현대자동차는 30일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매출 46조7214억원, 영업이익 2조5373억원, 당기순이익 2조548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HMGMA).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는 30일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매출 46조7214억원, 영업이익 2조5373억원, 당기순이익 2조548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HMGMA). /현대차그룹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현대자동차가 올해 3분기 미국 관세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는데도 영업이익은 29% 줄었다. 한미 관세 후속 협상이 타결되면서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글로벌 전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30일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매출 46조7214억원, 영업이익 2조5373억원, 당기순이익 2조548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역대 3분기 최대 실적이나, 영업이익은 미국 관세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줄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영업이익은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인센티브 증가와 관세 영향을 받았으나 현대차는 생산 전략 최적화와 다각화된 파워트레인 전략 등을 통해 수익성 강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관세 영향으로 3분기 1조8210억원 손실을 봤다고 설명했다. 앞서 올해 2분기에는 손실액 약 820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영업이익률도 전년 동기 대비 2.9%p 내린 5.4%를 기록했다. 다만 전날 오후 한미 정부가 관세 후속 협상을 타결한 점은 기대하는 요인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전날 경북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국제미디어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한미가 관세협상 세부 내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대미 금융투자 3500억달러는 현금 2000억달러와 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로 구성된다.

미일이 합의한 금융 패키지와 비슷한 구조의 2000억달러는 연간 투자 상한을 200억달러로 제한했다. 한도 내 사업별 진척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투자한다. 나머지 1500억달러는 한국 기업 주도로 양국 조선업 협력에 쓰인다.

한미는 지난 7월 큰 틀에서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 하지만 후속 협상이 이어지면서, 이미 합의를 이룬 일본이나 EU(유럽연합) 등 업체와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APEC 2025 KOREA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APEC 2025 KOREA

현대차는 이날 불확실성이 사라진 점을 높게 평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금액 외적으로 가장 효과가 있다고 보는 점은 예측 가능해진 점"이라며 "이번 기회에 핵심 역량을 내부적으로 재진단하고 펀더멘탈을 개선할 기회로 삼겠다"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그간 신차 원가 절감에 집중해 왔지만 양산차 원가 절감을 위한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시스템 원가 경쟁력 확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중장기 로드맵을 재검토했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고려해 하이브리드 판매를 집중하되 중장기 전략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4분기부터 미국에서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를 판매한다. 관세가 15%로 떨어져 수익 개선에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현지 생산을 하는 것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2~3년은 하이브리드가 차지할 것 같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차로 갈 것이기에 전기차 전략은 변함이 없다"라며 "EU(유럽연합)는 규제로 인해 전기차 판매가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무뇨스 사장은 지난달 미국 뉴욕 맨해튼 더 셰드에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2030년 글로벌 자동차 판매 555만대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권역별로는 북미가 26%로 비중이 가장 크다. 북미 친환경차 판매 비중도 2030년 77%로 뛸 것으로 봤다.

현대차그룹 현지 전략도 속도를 붙을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3월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옆에서 210억달러 규모 현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50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했다. 관세 불확실성 속 선제적인 행보를 보인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배터리 합작법인과 관련해 현지에서 SK 등과 진행하고 있다. 정확히 언제쯤 생산을 할지 모르지만 투입되기를 기대한다. 전반적으로 전기차 타이밍과 맞물린 것 같은데 어쨌든 진전하는 것은 확실하다"라고 강조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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