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해소" 한미 관세합의에 관련주 강세…단기 조정 우려도
  • 박지웅 기자
  • 입력: 2025.10.30 10:45 / 수정: 2025.10.30 10:45
현대차·기아, 한미 협상 타결 소식에 장 초반 강세
트럼프 잠수함 승인에 한화오션 12%↑
실물경제·환율 괴리 지속…과열 경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29일 오후 경주시 국립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방명록에 서명하는 모습을 이재명 대통령이 지켜보고 있다. /APEC 2025 KORE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29일 오후 경주시 국립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방명록에 서명하는 모습을 이재명 대통령이 지켜보고 있다. /APEC 2025 KOREA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한국과 미국이 관세 협상 세부 내용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관세 협상 타결이라는 대형 호재가 상당 부분 주가에 선반영된 만큼, 단기적으로는 주가 상승 탄력이 둔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월 추가 금리 인하 기대에 제동을 걸면서 코스피 상승세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43분 기준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6.59%(1만7000원) 오른 27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기아 역시 3.97%(4600원) 상승한 12만400원을 기록 중이다. 전날(29일) 애프터마켓에서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13.97%, 10.48% 급등하며 관세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선반영했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매수세가 대거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회담을 통해 대미 투자금의 지급 형태와 관세율이 합의되면서 한국 경제를 짓눌렀던 악재가 소멸됐다"며 "유동성 확대와 인공지능(AI) 붐에 기인한 반도체 호실적 그리고 정부의 친시장 정책 등에 기인하여 외국인 주식 순매수세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방산·조선 업종이 이날 상승장을 주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공식 승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 대표주인 '한화오션'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43분 기준 한화오션은 전 거래일 대비 12.21%(1만6100원) 오른 14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로 한국 조선·방산 산업의 기술 자립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연준이 29일(현지시간) 12월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불확실하다'는 신호를 보낸 데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 등 굵직한 재료가 한꺼번에 소진되면서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날 코스피는 SK하이닉스발 효과 등으로 2% 가까이 오르면서 4080선에 도달했다. 오늘도 4100선 진입을 시도할 예정이나 변동성은 있을 수 있다"며 "12월 추가 인하 불확실성을 가져온 10월 FOMC 부담과 한미 관세 협상 결과 등을 소화하면서 지수보다는 관세 협상 모멘텀이 있는 개별 업종 플레이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5000선 돌파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지나친 낙관론에 대한 경계심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국내 증시와 현실 경제 간의 괴리가 확대되고 있고,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외국인 수급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코스피 5000포인트까지 거론되는 것은 다소 과도한 기대감으로 보인다"며 "유동성 과잉, 글로벌 자금 회수 리스크, AI 산업 밸류에이션 부담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가가 4000선을 넘어섰지만 원·달러 환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실제 경기 흐름이 그만큼 개선됐는지는 의문"이라며 "기대와 실물경제 지표 간 괴리를 인식하고, 과열 구간에서는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chris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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