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윤정원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000' 고지를 넘어섰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공언했던 '코스피 5000 시대'가 공염불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일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주식·자본시장 정상화 정책을 통해 '5000피' 시대를 열겠다고 주창해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7일 오전 10시 44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3941.59) 대비 2.18%(85.99포인트) 오른 4027.58을 가리키고 있다. 이날 3999.79로 개장한 코스피는 곧바로 4000선을 돌파했다. 장 초반에는 4038.39까지 뛰었으나 현재는 오름폭을 다소 줄인 상태다. 투자자별로 보면 외국인이 4429억원을 사들이고 있으며 개인과 기관은 각각 3758억원, 69억원을 팔고 있다.
코스피 상승세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지수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여파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말 뉴욕증시는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자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3대 지수는 일제히 상승,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울러 미중, 한미 간 정상회담을 연이어 앞두고 협상 기대가 커진 점도 국내 증시를 자극하는 모양새다. 오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하기로 해 미중 무역 갈등 봉합 기대가 커졌다. 미중 정상회담 하루 전인 29일 이뤄질 한미 정상회담에서 그간 진통을 겪어 온 한미 관세협상 후속 협의가 최종 타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이는 추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0월 들어 코스피가 16% 이상 급등한 데에는 주요 업종들의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국내 증시는 통상 실적 발표 이후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는 경향이 있어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며 일시적인 주가 변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지영 연구원은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주요국 정상회담, 미국 M7 기업들의 실적 발표 등 굵직한 이벤트들이 동시에 예정돼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주보다는 이러한 변수들을 소화한 이후인 다음 주부터 시장의 방향성이 다시 잡힐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시각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대부분이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오름세가 거세다. 이날 삼성전자는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오전 8시~8시50분)에서 10만원을 돌파했고, 이어진 정규장에서도 1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장 초반 53만7000원까지 껑충 뛰었다.
상승률은 △삼성전자(2.94%) △SK하이닉스(3.82%) △삼성바이오로직스(1.10%) △삼성전자우(1.93%) △HD현대중공업(5.72%) △한화에어로스페이스(1.28%) △두산에너빌리티(1.61%) △현대차(1.58%) 등이다. △LG에너지솔루션(-0.30%)만 매도 행렬에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은 전 거래일(883.08) 대비 1.54%(13.58포인트) 상승한 896.66을 가리키고 있다. 이날 890.23으로 개장한 코스닥은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추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049억원, 192억원을 사들이고 있는 반면 개인은 1213억원을 팔고 있다.
시총 상위 10개 종목 모두 웃으며 '900닥'에 대한 희망을 드러내고 있다. 상승률은 △알테오젠(4.71%) △에코프로비엠(0.87%) △에코프로(1.59%) △레인보우로보틱스(1.47%) △펩트론(1.36%) △HLB(0.77%) △파마리서치(0.36%) △리가켐바이오(5.95%) △에이비엘바이오(7.43%) △삼천당제약(7.18%)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