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동결에도 치솟는 원·달러 환율…한은 '추가 인하' 해 넘긴다
  • 김태환 기자
  • 입력: 2025.10.24 10:48 / 수정: 2025.10.24 10:48
기준금리 3연속 연 2.5%로 동결…위원 인하 전망 의견 1명 줄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한국은행의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가격이 좀처럼 잡히지 않은 것과 더불어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도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가 꺾이지 않은 것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은은 전날인 23일 금융통회위원회 통화정책 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금융통화위원 6명 중 5명이 동결, 1명이 인하 의견을 냈다.

기준금리 동결 의견이 늘어난 것은 집값 상승과 더불어 원·달러 환율 상승 때문이다.

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 발표한 직후에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10월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50%를 기록하며 크게 올랐다. 이는 38주 연속 상승세다.

한은의 금통위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23일에도 원·달러 환율은 1440원대를 돌파하며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24일 오전 10시30분 기준 1435.90원으로 다소 하락했지만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가 아니라 동결임에도 환율이 상승한 것은 우리나라의 대응 여력이 부족할 것이란 불안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수출 부진, 내수 둔화와 같이 경기 부양이 필요한 시점인데도 금리를 내리지 못하는 건, 사실상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 자산의 실질 수익률이 낮을 뿐 아니라 경기 모멘텀도 떨어진다"는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이렇게 되면 원화 매도가 늘고 환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기준금리를 두 차례 더 인하할 예정이지만, 이러한 사실은 시장이 이미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약세 재료로 이미 주가·환율 시장에 반영된 상태인 셈이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국가 간 환율 결정 요인은 물가 차이, GDP(소득) 차이, 두 국가의 통화량 차이, 앞으로의 기대환율 등인데, 이것을 조금 더 이론적으로 정리하면 이자율평가설에 따라 국가 간 금리 차이가 자본 흐름과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이러한 사안들을 확인하고 접근해야 하는데 최근 3년간 미국을 보며 성급하게 금리를 조정한 경향이 있었고, 그 결과로 외환시장이 불안해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사실상 다음 달 예정된 한은 금통위에서도 금리 동결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23일 기준금리 관련 리포트를 낸 증권사의 절반가량이 11월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금융통화위원의 입장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향후 인하 전망에서는 6명중 4명이 3개월 내 0.25%p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을, 2명이 동결 의견을 냈다. 앞서 8월에는 6명중 5명이 인하 가능성 제시한 점을 감안하면 동결 의견이 1명 늘어난 것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8월 금통위보다도 오히려 포워드 가이던스가 후퇴한 점은 한은 총재가 발언한 대로 금리인하 시기와 폭의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반영한다"면서 "8월 금통위 당시 일시적 부동산 가격 안정 시점에도 실시하지 못한 금리인하를 11월에 단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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