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커진 경영 환경…’조기 인사’로 긴장감 높이는 유통가
  • 문은혜 기자
  • 입력: 2025.10.24 00:00 / 수정: 2025.10.24 16:41
신세계·CJ 이어 롯데·현대백화점도 정기 인사 임박
예년 대비 빠른 인사 통해 조직 재정비, 위기 관리 강화
신세계와 CJ그룹이 연말 정기 인사를 마친 가운데 롯데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도 빠르면 이달 말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서울 잠실 롯데타워 전경. /롯데그룹
신세계와 CJ그룹이 연말 정기 인사를 마친 가운데 롯데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도 빠르면 이달 말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서울 잠실 롯데타워 전경. /롯데그룹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유통기업들이 예년보다 한발 빠르게 인사 시계를 돌리고 있다. 신세계와 CJ그룹은 이미 정기 인사를 마쳤고 롯데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도 빠르면 이달 말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불확실한 시장 흐름 속에서 조직 재정비를 통해 긴장감을 높이고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와 CJ그룹 뒤를 이어 롯데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도 곧 연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의 경우 그동안은 11월 말~12월 초에 정기 인사를 발표해왔지만 올해는 한 달 가량 빠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기 인사를 위한 임원평가는 이미 지난 8월에 마무리됐다. 현재는 인사 폭과 발표 시기를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롯데가 올해 대대적인 쇄신 인사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롯데그룹은 매년 상·하반기에 전 계열사 경영진들이 모이는 회의(VCM)를 진행하는데 지난 7월에 열린 VCM은 사상 처음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될 정도로 내부 긴장감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유통부문의 경우 고물가로 인한 소비 침체 속에서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라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 김동하 롯데면세점 대표,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 부회장,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 등 그룹 내 유통 관련 계열사를 이끌고 있는 수장들의 거취에 이목이 쏠린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조만간 정기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인사에서 정교선 현대홈쇼핑 대표이사가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교선 현대홈쇼핑 회장의 ‘형제 경영’ 체제가 구축된 만큼 올해는 ‘안정’에 방점이 찍힌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핵심 계열사인 현대백화점의 경우 올해 1,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하며 좋은 성적을 기록한 만큼 지난 2024년 말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는 정지영 사장은 유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또한 지난해 현대면세점, 현대L&C, 지누스, 현대이지웰 등 4개 계열사 대표가 한 차례 교체된 만큼 올해는 변동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9월 가장 먼저 인사에 나선 신세계그룹은 '성과주의'를 기반으로 8개 계열사 수장을 교체하는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인사 시점도 예년 대비 한 달 가량 앞당겨 이뤄졌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회사가 당면한 과제를 신속하게 실행하고 미래 성장 계획을 한 발 앞서 준비하고자 조기 인사를 결정한 "것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에 정기 인사에 나섰던 CJ그룹도 그보다 약 한 달 빠른 지난 17일 CEO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CJ제일제당 새 대표로 윤석환 바이오사업부문 대표가, CJ푸드빌 새 대표로 이건일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가 내정됐다.

CJ그룹은 그동안 정기 인사를 통해 CEO 인사와 신임 경영리더 승진, 계열사별 조직개편 등을 한 번에 발표해왔으나 올해부터는 CEO 인사를 먼저 단행하고 계열사 대표 주도의 후속 임원 인사에 나서기로 했다. CEO를 선제적으로 배치해 단기 사업계획과 중기전략을 조기에 확정하고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기업들의 조기 인사는 대내외적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 속에서 내부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발빠르게 대응할 리더십을 일찍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mooneh@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