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인선' 불편 드러낸 금감원장…차기회장 뽑는 금융지주 '긴장'
  • 김태환 기자
  • 입력: 2025.10.23 11:42 / 수정: 2025.10.23 11:42
BNK금융지주 회장 선임절차 관련 개입 의사 시사
신한·우리금융도 차기회장 선임 시작…"투명성 다시 한 번 점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1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1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국내 금융지주 회장 선임과 관련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추진 중인 지주사들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사실상 선임 과정에 개입할 수 있다는 발언이 나온 가운데, 차기 회장을 뽑는 금융지주사들은 다시 한번 절차와 공정성 등을 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1일 열린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금융지주 회장들의 선임절차와 관련해 불만을 드러냈다.

이 원장은 "지주 회장이 되면 이사회에 자기 사람을 심어 참호를 구축하는 분들이 보인다"며 "이러면 오너가 있는 제조업체나 상장법인과 별반 다를 게 없어 금융의 고도의 공공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계속 예의주시하면서 정무위원들과 상의해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회장 경영승계와 관련된 지배구조 제도 개선에 감독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 같은 이 원장의 말은 최근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논란이 불거진 BNK금융지주를 염두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BNK금융의 차기 회장 후보 등록 기간이 추석 연휴를 제외하면 사실상 4일에 불과해 특정 후보를 밀어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이 원장의 발언이 회장 선임 절차를 추진하고 있는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에도 경고성으로 발언한 것이 아니냐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두 금융지주는 현 회장 취임 이후 사외이사 구성이 변경됐다는 점에서 이 원장이 이사회 독립성을 다시 한번 들여다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신한금융은 진옥동 회장 취임 이후 사외이사 4명을 신규 선임했으며, 이 중 최영권 사외이사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소속이다. 우리금융의 경우 사외이사 7명 중 6명이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새로 발탁됐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감독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모범관행’에 따라 경영승계 절차를 재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금융지주는 공공성과 투명성을 중시하는 만큼 금융당국을 비롯한 다양한 기관의 견제와 감시 아래 운영되고, 규정과 가이드라인에 따라 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지배구조를 정립해 나가는 시기에 있어 미흡한 부분이 없는지 다시 한번 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사회 구성은 명확한 절차와 가이드라인에 따라 이루어지며, 우리금융은 내부 인사가 아닌 외부의 명망 있는 전문가들을 사외이사로 위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점주주가 보유 지분(4% 이상)에 따라 추천한 이사들도 있으며, 이분들 역시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사로, 특정 경영진의 '사람'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이사회 후보 추천 과정도 상시적으로 운영되며, 적격성과 역량을 면밀히 검증해 선별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한금융은 지난달 26일 회추위를 조기 가동하고 회추위 사무국을 신설하는 등 회장 선임과 관련해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에 주력했다.

회추위는 독립적이고 전문성 있는 사외이사로 구성되며 그룹 외부 후보 추천은 전문 기관을 통해 공정성을 담보한다. 또 최종 후보 선정은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는 확대 회추위로 개최해 객관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절차 준비로 절차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금융은 아직 임추위(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조만간 가동할 예정이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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