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환율 불안에 한은 금리인하 '신중모드'…기준금리 2.50% 동결
  • 이선영 기자
  • 입력: 2025.10.23 10:21 / 수정: 2025.10.23 10:21
23일 금통위, 기준금리 연 2.5% 유지
집값·환율 변수에 7, 8월에 이어 세 번 연속 동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로 유지했다. 7월과 8월 2.50%에서 금리를 묶은데 이어 세 번째 금리 동결을 택했다. 최근 서울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집값·환율 등 변수를 지켜보기 위한 판단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0.25% 인하한 이후 11월에도 연속으로 금리를 낮췄다. 올해엔 2월과 5월 금리를 내린 후 7월과 8월 금리를 2.50%로 동결한 바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 간 금리 격차는 1.75%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시장에선 최근 급등한 부동산 가격 등의 이유로 이번에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이달 13일부터 16일까지 진행한 채권시장 심리 지수(BM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설문에서 응답자의 85%가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금투협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직전 조사와 유사하게 10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예상이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과열과 환율 불안 등이 금리인하에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대출 규제를 골자로 한 6·27 대책과 주택 공급이 담긴 9·7 대책에 이어 최근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으로 묶고 전세 대출과 실거주 의무를 강화한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한은은 최근 부동산 대책 효과를 지켜본 뒤 향후 추가 인하를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불안도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13일 기준)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9월 다섯째 주 2주간 누계로 0.54% 뛰었다.

가계부채 증가 속도도 더뎌지지 않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9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1조원가량 늘었다.

여기에 환율 불안도 금통위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27.8원으로 마감해 14일(1431.0원) 이후 최고 수준을 재시도했다. 이후에도 환율은 1420원~1430원대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중 장중으로는 1434원까지 뛰었다.

외환 변동성이 큰 구간에선 기준금리 인하 신호가 환율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다. 이달 말 APEC 한미정상회담의 관세 협상 결과에 따른 외환시장 변동성을 확인할 방침이다.

시장에선 한국은행이 이르면 연내 혹은 내년 1분기 중 한 차례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선영 기자
시장에선 한국은행이 이르면 연내 혹은 내년 1분기 중 한 차례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선영 기자

시장에선 한은이 이르면 연내 혹은 내년 1분기 중 한 차례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리 인하 재개 시점으로는 11월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다만 사실상 올해 금리 인하 사이클이 끝났다는 분석도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다시 집값이 오르면서 연내 인하가 가능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 내년에는 금리 인하가 더 쉽지 않을 수 있다"며 "11월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되, 금융 안정 측면에서 '눈치 보기'가 좀 더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높은 경기 하방 위험에 대비한 통화완화 기조는 지속되겠으나 부동산 우려로 대표되는 금리 동결 요인이 우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은 입장에서는 유동성을 더 늘려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언급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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