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창의와 혁신의 장" 현대차·기아, '2025 아이디어 페스티벌' 가보니
  • 황지향 기자
  • 입력: 2025.10.22 14:55 / 수정: 2025.10.22 14:55
6개 팀 미래 모빌리티 시연…대상 ANT Lab팀
레일러 냉각·벨트 제어·장애인 지원 패드 구현
"혁신의 씨앗, 고객 가치로"
22일 경기 화성시 남양연구소 설계1동 앞 야외무대에서 열린 2025 아이디어 페스티벌 본선 경연 현장. 임직원들이 무대 앞에서 참가팀의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 /화성=황지향 기자
22일 경기 화성시 남양연구소 설계1동 앞 야외무대에서 열린 '2025 아이디어 페스티벌' 본선 경연 현장. 임직원들이 무대 앞에서 참가팀의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 /화성=황지향 기자

[더팩트ㅣ화성=황지향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22일 임직원들의 창의적 발상과 연구 열정을 공유하는 '2025 아이디어 페스티벌' 본선 경연을 경기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열었다.

올해로 16회를 맞은 아이디어 페스티벌은 연구개발(R&D)과 AVP(첨단차 플랫폼)본부가 2010년부터 매년 개최해 온 사내 혁신 경연 행사다. 임직원의 연구개발 의지를 북돋우고 창의적인 연구 분위기를 확산하기 위한 자리로 올해 주제는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의지를 담은 '글로벌 챌린저'다.

이날 행사는 지난 4월부터 약 7개월간의 준비 끝에 본선에 오른 6개 팀이 남양연구소 설계1동 앞 야외 무대에서 직접 제작한 프로토타입을 선보이며 진행됐다. 첫 번째로 무대에 오른 FMV팀은 차량 내 수납공간을 디지털과 아날로그 방식으로 이중 잠금할 수 있는 '디지 로그 락 시스템(Digi-log Lock System)'을 소개했다. 디지털 인증 기반의 잠금장치와 수동 조작을 결합해 보안성과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두 번째 발표는 '트레일러 토잉 프리 컨디셔닝(Trailer Towing Pre-Conditioning)'을 개발한 수퍼트레일러토잉팀이 나섰다. 수퍼트레일러토잉팀은 "트레일러 견인은 높은 고도와 중량, 극한 환경을 극복해야 하는 가혹 조건"이라며 "견인 시 냉각 시스템을 사전 가동해 엔진 과열을 방지하고, 기존 원가나 중량 증가 없이 냉각 성능을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팀은 냉각 제어 알고리즘을 통해 트레일러 연결 인식 후 차량이 자동으로 냉각 준비 상태에 들어가도록 구현했으며, 향후 OTA(무선 업데이트) 기반 구독 서비스로 확장 가능성을 제시했다.

2025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배성재 아나운서가 흰수염고래팀의 발달장애인용 안정 패드 ‘S.B.S(Seat&Belt with Stability)’를 직접 체험하며 시연을 진행하고 있다. /황지향 기자
2025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배성재 아나운서가 흰수염고래팀의 발달장애인용 안정 패드 ‘S.B.S(Seat&Belt with Stability)’를 직접 체험하며 시연을 진행하고 있다. /황지향 기자

세 번째 데시벨팀은 안전벨트를 활용한 차량 제어 시스템 '디벨트(dBelt)'를 선보였다. AI 영상 인식과 무선 통신 기술을 접목해 승객이 안전벨트를 착용한 상태에서 손동작으로 시트, 오디오 등 차량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다. 팀은 "운전 중 동승자가 버튼을 찾기 어려운 상황을 개선하고자 했다"며 "기존 실내 카메라를 활용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네 번째로 ANT Lab팀은 '액티브 옴니 내비게이션 트랜스포터(Active omni Navigation Transporter)'를 공개했다. 달 탐사 모빌리티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별도 조향 없이 XY축 이동이 가능한 전방향 주행 플랫폼을 구현했다. ANT Lab팀은 "저상형 플랫폼 위에 두 개의 액티브 옴니 휠을 동기화해 자유로운 평면 이동을 가능하게 했다"며 "자율 배송, 실내외 협동 운송, 퍼스널 모빌리티 등으로 확장 가능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다섯 번째로 흰수염고래팀은 발달장애인의 불안 증세를 완화하는 탈부착식 패드 'S.B.S(Seat&Belt with Stability)'를 소개했다. 좌석과 벨트에 공기 주입식 에어셀과 발열 패드를 내장해 따뜻한 압력을 제공, 심리적 안정감을 유도한다. 팀은 장애인복지관과 협력해 실험을 진행한 결과 착용 시 심박수는 약 24%, 스트레스 지수는 3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현장 진행을 맡은 배성재 아나운서는 직접 체험 후 "포대기에 들어간 느낌이다. 앞뒤로 따뜻하게 눌러지는 느낌이 안정감을 준다"고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 ART팀은 차량 번호판을 기반으로 한 차주 연락 서비스 '스냅플레이트(Snap Plate)'를 발표했다. 이 서비스는 '마이 현대' 등 그룹사 앱을 통해 번호판을 촬영하면 AI가 차량을 인식하고 안심번호로 차주와 연결하는 방식이다. 팀은 "이중 주차, 긴급 상황 등에서 개인 연락처 노출 없이 안전하게 연락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차량 대표자 설정 기능으로 편의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향후 응급·금융 서비스 등 확장 가능성도 제시했다.

2025 아이디어 페스티벌 시상식에서 대상에 오른 ANT Lab팀이 무대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황지향 기자
2025 아이디어 페스티벌 시상식에서 대상에 오른 ANT Lab팀이 무대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황지향 기자

시연이 모두 끝난 뒤에는 현장 질의응답과 심사위원 평가가 이어졌다. 53명의 내부 심사위원단은 창의성, 기술 완성도, 고객 지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종 순위를 결정했다. 그 결과 ANT Lab팀이 대상을 차지했으며, FMV팀과 수퍼트레일러토잉팀이 최우수상, ART팀·데시벨·흰수염고래팀이 우수상에 선정됐다. 대상 수상팀에는 상금 1000만원과 '2026 CES' 견학 기회가, 최우수상 수상팀에는 상금 500만원과 HMGICS(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 견학 기회가 주어졌다.

현대차·기아 연구개발인사실장 백정욱 상무는 "아이디어 페스티벌은 임직원들이 혁신의 씨앗을 싹 틔우는 장"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연구원들이 창의 역량을 내재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기아는 아이디어 페스티벌을 통해 발굴된 기술을 실제 양산 차량에 적용하고 있다. 2021년 최우수상 '다기능 콘솔'은 싼타페의 '양방향 멀티 콘솔'로, 2023년 대상작 '데이지(Day-Easy)'는 LG유플러스와 협업 실증을 통해 사회공헌형 기술로 발전 중이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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