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글로벌 방산 공급망 재편 속 현대자동차그룹이 기아와 현대로템, 현대위아를 통해 방산 시장 존재감을 드러낸다. 기아는 준대형 트럭 타스만 군용 지휘차를 처음 선보이며 방산 시장 입지를 드러냈고, 현대로템은 수소연료전지 기반 플랫폼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20일부터 24일까지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리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5(서울 ADEX 2025) 비즈니스 데이에 기아와 현대로템, 현대위아 공동 부스를 꾸렸다. 앞서 17~19일까지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ADEX 2025 퍼블릭 데이가 열렸다.
현대차그룹은 방산업체인 LIG넥스원만큼 큰 규모 부스를 꾸렸다. 기아 부스에 발을 딛자마자 익숙한 준대형 트럭 타스만 군용 지휘차가 눈에 들어왔다. 타스만 군용 지휘차 실물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기아는 "정통 픽업 특유 오프로드 성능과 안전·편의 사양을 기반으로 무전기와 안테나 등을 장착해 작전 운용 능력을 강화한 차량"이라며 "지난달 한국군 표준 지휘용 픽업으로 선정돼 실전 투입된다"라고 설명했다.
타스만 군용 지휘차 실물 옆에는 기아가 지난 6월 선보인 차세대 중형표준차(KMTV)가 거대한 면모를 보였다. 차세대 중형표준차는 수심 1m 하천 도하와 60% 종경사·40% 횡경사 주행, 전자파 차단 설계, 영하 32도 시동, 최대 병력 25명 또는 화물 10톤 수송 등이 가능하다.

기아는 다양한 형태로 제작할 수 있는 타스만·중형표준차 베어섀시와 타스만 특수목적 파생차량 5종(작전지휘 차량, 카고 2종, 유조차, 냉동·냉장 부식차), 중형표준차에 방탄 패널을 부착한 중형전술차, 신규 개발 중인 대형표준차 모형도 전시했다.
기아 부스 맞은편에는 현대차그룹 방산 효자 현대로템이 부스를 꾸렸다. 현대로템은 그룹 수소 전략에 발맞춰 AI(인공지능)·수소 모빌리티 대표 전시품으로 수소연료전지 기반 무인 전동화 플랫폼 블랙 베일(Black Veil)을 최초로 선보였다.
블랙베일은 저소음 기동으로 은밀한 임무 수행을 할 수 있다. 일반 자동차와 같은 4륜 구동 구조로 완전 개방형 적재 공간을 확보했다. 전투와 물자 운송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현대로템 설명이다. 무엇보다 탄소 배출이 없고 내연기관 대비 초기 가속력이 우수하다.
현대로템 부스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폴란드형 K2 전차(K2PL MBT) 실물이다. K2PL은 현대로템이 현지 수요에 맞춰 기존 대비 성능을 강화한 제품이다. 대전차 미사일 등 외부 공격에 물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동방호장치(APS) 등 드론 재머 기술 등이 있다.
현대로템은 메탄 엔진과 덕티드 램제트 엔진, 극초음속 이중램제트 엔진 등 우주 발사체와 유도무기 등 비행체에 탑재되는 주요 제품도 공개했다. 현대로템은 2006년 국내 최초로 메탄엔진 연소 시험에 성공해 올해 국방기술진흥연구소 35t급 메탄 엔진 과제를 수주했다.

현대로템은 AI 기반 다족보행 로봇을 전시해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했다. 관람객이 손을 들면 곧바로 로봇이 반응을 하는 구조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은·엄폐 시 손만으로도 로봇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위아는 경량화 105mm 자주포를 공개했다. 해당 제품은 기존 대비 절반 이상 경량화한 제품이다. 전시 상황에서 빠르게 탄약 운반을 할 수 있어 사격지휘차량과 탄약운반차량 등과 함께 운용한다는 것이 현대위아 설명이다.
항공우주 전시회에 걸맞게 현대위아는 ADS(대드론 방어체계)를 강조하기도 했다. 현대위아 ADS는 전파 교란으로 드론이 비행할 수 없도록 하는 소프트 킬과 RCWS를 활용한 하드 킬이 모두 가능하다. 탐지·식별·무력화가 일체형으로 구성된 ADS도 공개했다.
현대위아는 전시장 내에 ADS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육해공을 아우르는 방산 제품을 보여드릴 수 있어 뜻깊다"라며 "K2 전차와 K9 자주포 등 대구경 화포를 생산하며 쌓은 역량으로 개발한 화력 체계로 수출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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