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이한림 기자] 부진을 거듭하던 2차전지 관련주가 급등하고 있다. 전기차 판매량 증가세와 글로벌 증시를 주도한 인공지능(AI) 테마가 전력인프라 산업으로 확산해 수혜를 입는 분위기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은 이날 오후 2시 5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9.13% 오른 34만500원에 거래 중이다. 개장 후 전날보다 하락한 30만9500원에 출발했다가 장중 상승 전환한 후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전날 6.12% 오른 급등세를 이어간 모양새다.
이 외에도 삼성SDI(7.84%), 엘앤에프(12.30%) 등 코스피 2차전지 관련주도 강세를 따로고 있다.
2차전지 업종을 대표하던 '황제주'(주당 100만원 주식) 출신 코스닥 상장사 에코프로는 상한가에 육박한 오름세를 보인다. 전날 14.03% 오른 에코프로는 17일 장에서 24.96% 급등한 7만2100원에 거래 중이다. 에코프로가 7만원대 주가까지 오른 곳은 올해 처음이다. 관계사인 에코프로비엠(12.10%), 에코프로에이치엔(11.80%)도 강세다.
2차전지주의 이날 강세는 지난달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캐즘(수요 정체) 우려를 덜어낼 조짐을 보인 것에 대해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로모션에 따르면 9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오른 210만대를 기록했다.
2차전지 산업이 AI 밸류체인에 포함된 것도 관련주의 분위기를 바꾼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산 배터리의 미국 수출 제한으로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전망도 호재로 인식된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업종 주가는 현재 우려보다 기대감을 더 크게 반영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 전기차 보조금 축소 후 국내 2차전지 업종의 실적 하향 조정 우려가 주가를 눌러왔으나, 최근 들어 ESS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커지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