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재점화하면서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 OCI홀딩스의 사업이 확대될 전망이다. 에너지 산업에서 양국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태양광 산업 규제 수위를 높이는 법안을 내놓고 있어서다. OCI홀딩스가 베트남 웨이퍼 공장 지분 65%를 확보하면서 미국의 태양광 산업 '탈중국' 기조의 기회를 잡았다는 분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의 빈 자리를 OCI홀딩스가 차지하게 될 거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최근 탈중국 태양광 가치사슬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월 발효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에 따르면 미국 현지에서 생산·판매되는 태양광 셀과 모듈에는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제공한다. 외국금지기관(PFE)에서 조달·생산한 제품은 세제혜택과 보조금 지급에서 배제된다. PFE는 중국과 러시아, 북한, 이란 정부와 관련 단체 등이 소유·지배하는 단체나 기업을 포함한다. 이에 따라 글로벌 태양광 시장을 장악했던 중국산 태양광 제품의 점유율 축소가 예상된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와 미국의 대중 관세 추가 인상 예고 등 양국의 갈등이 '강 대 강'으로 치달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태양광 산업의 규제 수위를 높이는 법안을 추가로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OCI홀딩스는 그동안 미국의 업황 변화에 대응해 현지 태양광 공급망 확대에 힘써왔다. 특히 미국 텍사스 주에서는 셀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하면서 다수의 태양광 프로젝트 개발 및 개각을 진행했다. 올해만 선로퍼, 페퍼, 럭키7 등 3건의 프로젝트 개발 및 매각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베트남 웨이퍼 공장 '엘리트 솔라 파워 웨이퍼'의 지분 65%를 인수하며 미국에 태양광 웨이퍼를 수출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곳에서 '비 금지외국기관'(Non-PFE) 태양광용 웨이퍼를 생산하면 미국 수출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번 인수로 OCI홀딩스는 태양광 패널의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에 이어 다음 단계인 웨이퍼 생산 능력까지 확보했다.

엘리트솔라파워는 미국이 동남아에 진출한 중국계 태양광 기업들을 견제하기 시작하면서 이 공장을 완공 직전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OBBBA에 따라 중국 자본이 25% 이상 들어간 태양광 소재를 사용하는 사업자를 재생에너지투자세액공제(ITC)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다.
향후 5.4GW까지 생산능력(CAPA)을 확보하면 수직계열화를 통해 판매할 수 있는 폴리실리콘은 연간 1만톤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폴리실리콘과 웨이퍼의 비중국산 생산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에서 비중국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홀딩스가 수혜를 입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신홍주 신영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비중국산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은 34GW 수준으로 OCI홀딩스를 제외하면 2028년까지 신증설도 없다"며 "만약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로 중국산 제재가 결정되면 비중국산 폴리실리콘 가격이 추가로 오르며 OCI 테라서스 실적 추정치도 상향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태양광 공급망 내 가장 큰 바틀넥(진입장벽)인 웨이퍼 사업 진출을 통해 공급망 내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올 4분기부터 수익성 회복을 전망하며 웨이퍼 사업 확장을 통해 사업 안정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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