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오는 27일 발표할 3분기 실적에서 창사 이래 최대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4공장의 안정적인 가동과 대형 위탁개발생산(CDMO) 수주 확대, 환율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3분기 잠정 실적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매출 1조5506억원, 영업이익 5052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가에서는 이보다 높은 매출 1조6000억~1조6400억원, 영업이익 6000억원 안팎을 예상하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5% 이상, 영업이익은 70~90% 급증한 수치다.
핵심 동력은 지난해 말 본격 가동한 제4공장(24만L)의 안정화다. 현재 1~4공장이 모두 가동 중이며, 고정비 부담이 줄고 생산 효율이 향상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18만L 규모 5공장이 올해 4월부터 가동돼 비용이 소폭 상승했으나 4공장 풀가동으로 이를 상쇄할 것"이라며 "5공장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2027년부터는 영업이익의 구조적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들어 초대형 수주를 연이어 따내며 '수주 풍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에는 미국 제약사와 1조800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1월에도 유럽 제약사와 2조원 규모 계약을 맺었다. 올해 누적 수주 금액은 5조200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5조4000억원)에 근접했다.
글로벌 고객 다변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상위 10개 제약사 가운데 4곳과 계약을 체결했고, 유럽·미국 제약사로부터 추가 수주 협의가 진행 중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리쇼어링(자국 회귀) 정책과 관세 리스크에도 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수주 불확실성에 대한 시장 우려를 낮췄다"며 "일본 등 수주국 다변화가 본격화됐다"고 평가했다. 김혜민 KB증권 연구원도 "생산 캐파에 대한 고객사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있어 수주활동 또한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책적 환경 변화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도 나온다. 최근 미국 의회에서 통과된 국방수권법(NDAA) 개정안에 생물보안법 조항이 포함되면서 중국 내 CDMO 기업 배제가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규 수주부터 중국 CDMO 배제가 의무화되면서 글로벌 제약사의 생산 포트폴리오가 비중국권으로 재편될 전망"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핵심 대체 생산기지로 직접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까지 상승한 점도 호재 요소다. 달러화 매출 비중이 높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환차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0월 급등한 원달러 환율이 지속된다면 4분기 환율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복합 요인이 맞물리며 올해 연매출 6조원 돌파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를 기점으로 반도체 중심의 코스피 대형주 구조 속에서 '비(非)반도체 주도주'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은 약 80조원으로, 주가는 이달 들어 10% 가까이 상승했으며 전날 112만7000원으로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