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글로벌 의류 OEM·ODM 기업인 한세실업이 '강제 조깅' 논란에 이어 '관세 리스크'가지 겹치며 국내외 안팎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세실업은 최근 직원들에게 조깅 행사를 강제로 진행해 논란이 일었다. 회사는 지난달, 본사 주변에 위치한 여의도공원에서 오전 6시 30분에 '직원 참여형 걷기 행사'를 실시한다고 사내에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 참여형 걷기 행사'는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이 '직원들과 소통'을 명목으로 수년 전부터 진행해온 사내 전통이다. 김 회장은 새벽 조깅, 티미팅, 조식 행사 등을 통해 직원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눠왔다. 그러나 실적이 부진한 임원과 팀장들이 근무시간 외에 강제로 조깅에 참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과거에도 한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코로나19로 잠시 중단됐던 해당 행사는 최근 재개됐다. 그러나 사내에서는 "자율이지만 사실상 강제"라는 불만이 나왔다. 행사 시간이 출근 전인 오전 6시 30분이라는 점과 참석 여부에 대해 인사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명확히 고지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대착오적 관행'이라는 목소리가 커지자 한세실업은 행사를 취소했다. 김동녕 회장이 직접 취소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트럼프 정부의 관세 리스크가 겹치며 국외적으로도 위기를 직면했다.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에 의류 관세를 대폭 인상하며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한세실업의 핵심 수출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현재 한세실업의 매출의 약 90%가 해외, 그중 80% 이상이 미국 시장에서 발생한다. 생산은 베트남 40%, 인도네시아 18% 등 동남아 법인 중심으로 이뤄진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베트남산 의류 제품에 20%, 인도네시아산에 19%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확정했다.
실적도 내리막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세실업의 매출은 지난 2022년 2조2048억원에서 2023년 1조7088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1796억원에서 1682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매출은 1조7977억원으로 반등했으나 영업이익은 14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9423억원, 영업이익 32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60% 급감했다. 원자재 단가 상승과 해외법인 순손실, 환율 불확실성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관세 부과가 본격화된 3분기 매출 성장률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 주요 증권가들은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한세실업 입장에선 관세 리스크를 피하기 어렵다"며 "글로벌 생산기지를 다변화하거나 북미 현지 생산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