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희망퇴직…'적자' 늪 못 벗어나는 세븐일레븐
  • 문화영 기자
  • 입력: 2025.10.16 00:00 / 수정: 2025.10.16 00:00
법인 설립 이후 작년 첫 희망퇴직 받은 세븐일레븐
이어지는 실적 부진에 올해 또 희망퇴직…"인력구조 효율화"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2년 연속 희망퇴직을 단행한다. /세븐일레븐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2년 연속 '희망퇴직'을 단행한다. /세븐일레븐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2년 연속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주요 사업을 정리하고 점포 수를 줄이는 등 수익성 개선에 나섰지만 적자 폭이 줄어들지 않자 결국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 운영사 코리아세븐은 지난 14일 사내 공지를 통해 희망퇴직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대상은 사원급의 경우 만 40세 이상 또는 현직급 8년 차 이상이며 간부사원은 만 45세 이상 또는 현직급 10년 차 이상이다.

희망퇴직자에 대한 퇴직 위로급은 사원급의 경우 기본급 20개월분, 간부사원에게는 24개월분이 지급된다. 전 직급 공통으로는 취업 지원금 1000만원과 대학생 자녀에 대해 1명 당 1000만원(최대 2명)의 학자금이 지급된다. 신청은 오는 27일까지다.

세븐일레븐의 희망퇴직은 2년 연속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1988년 법인 설립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당시에도 만 45세 이상 사원 또는 현 직급 10년 이상 재직 사원을 대상으로 18개월치 급여와 취업지원금, 자녀 학자금 등 지급했다. 회사 측은 "중장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체질 개선의 일환으로 인력 구조를 효율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1년 만에 다시 인원 감축에 들어가면서 '경영 위기론'이 재점화됐다. 이번 결정 역시 '효율화'를 위한 체질 개선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조직 건전성 개선을 포함한 경영구조 재편은 수익 중심의 안정적 사업기반 확보를 위한 주요 과제"라며 "성과 중심 조직 문화 및 시스템 혁신과 더불어 전체적인 사업 규모와 인력 구조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이 희망퇴직에 나선 배경에는 '실적 악화'가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은 지난 2020년 8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이후 2022년 49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2023년 551억원으로 불어났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2조3866억원, 영업손실 427억원을 기록하며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실적 부진은 '미니스톱 인수'와 맞물려 있다. 코리아세븐은 지난 2022년 일본 이온그룹으로부터 미니스톱 국내 지분 100%를 3134억원에 인수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당시 업계 1, 2위를 다투는 CU와 GS25를 추격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점포 통합 과정의 비용 부담과 수익성 악화가 발목을 잡았다. 이에 업계에서는 "미니스톱 인수가 득이 아닌 실"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후 세븐일레븐은 1만3000여개였던 점포 수를 지난해 1만2000여개로 줄이고 올해 2월 ATM 사업부를 매각하는 등 실적 반등을 위해 속도를 냈다. 그러나 뚜렷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자 인력 감축에 다시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편의점 시장이 포화된 상태에서 단순 비용 절감만으로 반등이 어렵다"며 "수익성을 높이려면 인력 효율화 뿐만 아니라 브랜드만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ultur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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