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대한항공이 올해 3분기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환율과 국제선 운임 하락, 미주 노선 수요 약세가 겹친 데다 추석 연휴가 10월로 밀리면서 여행 수요가 일부 이연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3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4조1357억원, 영업이익 492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5%, 영업이익은 20.3% 감소한 수준이다.
한국공항공사 통계에 따르면 올해 7~9월 국내 공항의 국내·국제선 이용객 수는 4006만8230명(3.0% 증가), 항공편 운항은 23만5949편(2.5% 증가)으로 늘었다. 그러나 업계는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전체 국제선 매출이 1% 감소하고, 운임이 7%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일본 노선의 수요 약세와 추석 연휴의 10월 이연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미주 노선은 미국의 이민 규제 강화, 동남아 노선은 현지 항공사 공급 확대로 수요 둔화가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KB증권은 "미주 노선 승객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유학생들이 8월 유학생 구금 사태 이후 미국 재입국 거부 가능성을 우려해 방학 중 한국 방문을 포기한 사례가 많았다"며 "ESTA(미국전자여행허가) 비자 발급 거부 사례로 출장·관광 수요가 전반적으로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동남아·일본 등 중·단거리 노선은 저비용 항공사(LCC)의 공급 확대 영향으로 운임 경쟁이 격화됐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조치로 아시아나항공의 미주 노선 운임 인상이 제한되면서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비용 부담도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 항공유 단가가 하락했음에도 신규 항공기 투입으로 감가상각비가 약 20% 증가했고, 인건비와 공항사용료도 각각 5%, 4% 상승했다. 이러한 고정비 증가는 원가 절감 효과를 상쇄하며 전체 영업비용을 끌어올렸다.
반면 화물 부문은 예상보다 선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소액 소포 면세 폐지 여파에도 불구하고 유럽·중동 노선 비중 확대와 운임의 견조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실적 하락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는 4분기를 실적 반등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10월 추석 연휴에 더해 지난달 29일부터 시행된 중국인 관광객 무비자 입국 제도가 여객 수요 회복을 이끌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대한항공은 현재 중국 노선에서 주간 203회를 운항 중이며 이는 코로나19 이전의 90% 이상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중국 항공사들의 점유율이 팬데믹 이전 50%대에서 60%대로 확대됐지만, 방한 중국인 관광객 증가세는 결국 대한항공을 포함한 국내 항공사들의 수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10월 연휴와 12월 동계 휴가철을 중심으로 여객 부문 반등이 예상된다"며 "중국인 관광객 증가로 단거리 노선 경쟁 강도도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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