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문은혜 기자] K-뷰티 열풍으로 국내외에서 화장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뷰티 플랫폼인 '올리브영'과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들과 손잡고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올리브영은 한국콜마, 무신사는 코스맥스를 각각 파트너로 삼으면서 본격적인 맞대결 구도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최근 한국콜마와 손잡고 인디 뷰티 브랜드 발굴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글로벌 MZ세대 소비자들 사이에서 독창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가성비, 트렌디한 콘셉트를 앞세운 인디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양사는 성장 초기 단계에 있는 12개 이상의 기업을 선정해 글로벌 K-뷰티 시장을 이끌 혁신 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엑셀러레이팅(성장지원) 프로그램을 공동 운영하기로 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업으로 선정되면 화장품 제조와 유통을 대표하는 양사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각적인 지원을 받게 된다. 한국콜마는 해당 기업들에 자회사인 HK이노엔이 운영하는 스타트업 전용 공간 '뷰티혁신허브센터' 입주를 무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또 올리브영은 연간 1억건을 상회하는 국내·외 고객 구매 데이터와 MD(Merchandiser) 전문성을 바탕으로 상품 기획과 입점 전략 수립에 필요한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양사가 공동으로 최신 K-뷰티 트렌드와 업계 동향을 다루는 교육과 네트워킹 기회를 마련하며 성장 잠재력을 갖춘 우수 기업에 대한 투자도 검토할 방침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은 양사가 보유한 강점과 노하우를 결집해 유망 뷰티 스타트업의 성장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혁신적인 브랜드를 발굴, 육성하고 국내 뷰티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무신사는 직접 뷰티 제품을 생산하는 쪽에 방점을 찍었다. 화장품 ODM 기업인 코스맥스와 함께 자체 브랜드를 직접 생산, 본격적으로 시장에 내놓겠다는 것이다.
무신사는 새로운 제형과 어플리케이터가 특징인 메이크업 브랜드 '오드타입', 영 타깃 브랜드인 '위찌', 기본에 충실한 제품을 내세우는 '무신사 스탠다드 뷰티' 등 다양한 스타일의 뷰티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최근 코스맥스와 협약을 맺은 무신사는 자체 브랜드 기획력과 코스맥스의 연구개발(R&D) 및 제조 역량을 결합해 뷰티 제품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양사는 △신규 원료 공동 개발 △신제품 관련 신기술 및 제형 개발 협업 △무신사 뷰티 브랜드의 코스맥스 차이나 생산 프로젝트 공동 수행 등 다각적인 협력에 나서게 된다.
또한 무신사는 코스맥스의 독자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미백 기능성 원료를 개발해 무신사 뷰티 자체 브랜드의 신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최재우 코스맥스 국내마케팅본부 부문장은 "무신사를 이용하는 개성 넘치는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들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재영 무신사 커머스부문장은 "신규 기술을 적용한 차별화된 제품으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올리브영과 무신사의 이같은 전략이 단순한 화장품 사업 확장이 아니라 국내 유통·플랫폼 업계 전반의 구조 변화를 상징한다고 분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이번 시도는 K-뷰티 시장을 키우는 수준을 넘어 패션과 뷰티의 경계가 사라지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장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