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이후 전세 시장 '공급 쇼크'…신규 계약 30% 실종
  • 황준익 기자
  • 입력: 2025.10.02 11:07 / 수정: 2025.10.02 11:07
기존 세입자 갱신요구권 사용 폭증
6·27 부동산 대책 시행 이후 두 달간 전국 아파트 전세 시장에서 신규 계약이 전년 대비 30% 가까이 급감하며 전세 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헌우 기자
6·27 부동산 대책 시행 이후 두 달간 전국 아파트 전세 시장에서 신규 계약이 전년 대비 30% 가까이 급감하며 '전세 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황준익 기자] 6·27 부동산 대책 시행 이후 두 달간 전국 아파트 전세 시장에서 신규 계약이 전년 대비 30% 가까이 급감하며 '전세 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7~8월 전국 아파트 신규 전세계약 건수는 5만5368건으로 전년 동기(7만7508건) 대비 28.6% 감소했다. 6·27 대책이 갭투자를 위축시키자 그 여파가 전세 시장의 공급 부족으로 이어지며 시장 전체가 축소되고 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의 전체 전세계약 수(신규+갱신)는 8만9220건으로 전년 동기(10만4869건) 대비 15% 줄었다. 2023년 동기(11만4361건)와 비교하면 22%나 감소한 수치다.

전세 매물이 급감하자 기존 세입자들은 이주를 포기하고 현재 주거지에 머무르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실제 7~8월 갱신 계약은 3만3852건으로 전년 동기(2만7361건) 대비 23.7%나 급증했다. 특히 이 중 갱신요구권을 사용한 계약은 1만7477건으로 83.2%나 폭증했다.

반면 새로 집을 구하는 신규 계약은 28.6%나 급감하며 새로운 세입자들이 시장에 진입조차 못 하는 '공급 쇼크'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수도권에서 더욱 심각해 경기도는 33.4%(2만6495건→1만7644건), 서울도 30.4%(1만7396건→1만2108건) 감소했다.

결국 전세 절벽의 고통이 신규 세입자에게 집중되고 있다. 7~8월 동일한 아파트, 동일 평형에서 신규 계약과 갱신 계약이 모두 있었던 단지들을 대상으로 가격을 비교한 결과 신규 계약의 전세금이 갱신 계약보다 평균 7.9% 더 비쌌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 1.7%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신규 진입자가 감당해야 할 '전세 입장료'가 4배 이상 커진 셈이다.

전세를 구하지 못한 수요가 월세 시장으로 이동하는 '풍선 효과'도 관측됐다. 같은 기간 아파트 월세 계약은 8만2615건으로 전년 동기(7만9268건) 대비 4.2% 증가했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6·27 대책이 갭투자를 위축시킨 효과가 전세 시장의 공급 부족과 신규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 증가라는 심각한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며 "특히 법적 권리를 통해 주거를 연장하는 기존 세입자와 높은 '입장료'를 내고 시장에 진입해야 하는 신규 세입자 간의 격차가 커지고 있어 임대차 시장의 이중 구조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plusi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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