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반도체 업계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3분기 나란히 호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10조 클럽' 복귀가 거론되고 있고, SK하이닉스는 또 한 번 실적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점쳐진다.
2일 반도체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추석 연휴 이후 올해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간 실적 부진에 시달렸던 삼성전자는 3분기엔 명예 회복에 성공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앞서 회사는 2분기 4조676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55.23%나 감소한 아쉬운 성적이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매출 83조원, 영업이익 9조원대다. 실적이 전망대로 나온다면 2분기 바닥을 찍고 3분기 반등 흐름을 타는 것이다. 실적 회복의 요인으로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선전이 언급된다. 범용 메모리 가격이 상승한 데다, 성과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았던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또 수주 확대로 파운드리 사업 적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갤럭시Z폴드7·플립7'을 앞세운 모바일(MX) 사업이 성장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증권사는 영업이익 10조원을 회복할 것으로 예측한다. 삼성전자가 10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린다면 지난해 2분기(10조4400억원)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기존 전망치와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이라며 "HBM의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107% 급증하며 D램 부문의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고, 파운드리 부문의 영업 적자도 가동률 상승으로 인해 크게 축소될 전망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4분기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4분기 영업이익도 10조6000억원으로, 증익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 하반기 영업이익은 20조8000억원으로, 2021년 하반기 영업이익(29조6000억원) 이후 4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창립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마찬가지로 3분기 전망은 밝다. 증권가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은 10조3000억원대다. 10조원은 무난하고, 11조원대를 노려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단 1차례도 주춤하지 않았다. HBM 시장에서 굳건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메모리 호황까지 맞이하게 됐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매출은 24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11조2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각각 11%, 22% 증가할 전망"이라며 "AI발 수요 호조로 D램 출하 증가율이 7%를 기록해 가이던스를 웃돌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 준비도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차세대 HBM인 HBM4 개발을 마무리하고, 양산 체제 역시 구축했다.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 에너지 효율, 신뢰성을 모두 충족하는 제품을 적시에 공급해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신속한 시장 진입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이익 증가 모멘텀이 장기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실적 개선 신호로 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연일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다. 이날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정규장 거래에서 4년 9개월 만에 9만원대를 돌파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장 초반 전일 대비 11.11% 뛰어 40만원을 터치했다. '11만전자', '50만닉스' 등 증권가는 두 회사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등한 것은 전날 밤 발표된 오픈AI와의 동맹 소식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전날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를 만났고, 이재명 대통령과 올트먼 CEO의 만남에도 함께했다. 이후 삼성과 SK는 오픈AI의 대규모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올트먼 CEO는 "삼성과 SK는 특별한 파트너"라며 "인프라 투자로 얻은 이익을 다시 돌려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