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태광산업이 화장품과 부동산 등 신규 사업을 정관에 추가하며 도약을 위한 법적 기반을 다졌다.
태광산업은 1일 서울 중구 굿모닝시티에서 제65기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일부 변경의 건과 사내이사 이부의 선임의 건을 의결했다.
태광산업은 이날 정관에 화장품 제조·매매, 부동산 개발, 호텔·리조트 등 숙박시설 개발·운영, 원전·태양광 등 에너지 관련 사업을 추가해 신사업 추진의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유태호 태광산업 대표이사는 "앞으로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주주 여러분의 신뢰와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책임 있는 경영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섬유 전문가 이부의 사업총괄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며 기존 사업 수익성 개선을 위한 내부 조직 재편에도 시동을 걸었다. 유 대표는 "석유화학과 섬유 사업 분야에서 쌓은 전문성과 경영 경험을 바탕으로, 태광산업의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태광산업은 고부가가치(스페셜티) 제품 중심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가발용 섬유 소재인 모다크릴 사업과 통신용 광케이블, 고무 보강재 등 다양한 산업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아라미드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임시주총에 참석한 2대 주주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주주서한 발송 정례화를 통한 주주 소통 강화를 요구했다. 윤상녕 트러스톤자산운용 ESG본부 팀장은 주주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특별하게 주주제안을 하지는 않았다"며 "주주서한 발송을 연례적으로 해줄 것으로 요청했고 유태호 대표이사가 수시로 일이 있을 때마다 주주서한을 발송하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태광산업의 신사업 추진과 정관 개정을 두고는 "기업 가치와 주주가치 제고의 괴리가 크다고 본다"며 "기업 가치가 아무리 올라도 주주 가치는 제고되지 않았던 만큼 주주 가치 제고 노력도 병행해주기를 부탁드렸다"고 했다.
최근 논란이 됐던 교환사채(EB) 발행을 놓고는 "특별하게 어떤 말을 하지는 않았다"며 "EB 발행에 대해 어떤 주주가 감명 깊은 말을 해서 그 부분이 법적 다툼보다 경영진들에게 감명 깊게 다가온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태광산업은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재편해 수익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태광산업은 생활용품·화장품 사업을 하는 애경산업의 경영권 지분 약 63%(약 4000억원)를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황이다. 유 대표는 지난달 29일 주주서한을 통해 "K-뷰티 산업의 높은 성장성에 주목해 수익구조를 개선할 중요한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애경산업 투자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가 아니라 K-뷰티 진출의 출발점으로 본격적인 사업 확장의 발판"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에는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흥국리츠운용을 설립하고 서울 남대문 일대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KT&G는 지난 8월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흥국리츠운용을 선정했다. 같은 태광그룹 계열사인 흥국생명은 국내 1위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