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이한림 기자] 올 초 연이은 주식 거래 시스템 전산장애 여파로 투자자 원성을 자아낸 키움증권이 고객 만족도 제고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서학개미(해외 주식 투자자) 거래량이 급증하는 명절 국내 증시 장기 휴장을 앞두고 전통적인 리테일 부문 강자 위용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전산 시스템 전면 개선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발생한 전산장애로 흔들린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고 향후 거래 중단 등 혼란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 정보기술(IT) 분야 등 투자에 300억원가량을 집행하는 형태다.
특히 이번 투자는 매년 IT 시스템 안전성 유지를 위해 집행한 1000억원 규모의 투자와는 별개의 투자로 의미를 더한다. 분기 실적 제고 등 기업가치 제고와 다소 거리가 멀더라도 예산 집행을 통해 고객보호 서비스를 강화하면 요동친 민심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도 그럴 것이, 키움증권 민심을 대변하는 지표는 좋지 않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올해 상반기에만 1만2000건을 넘어서면서 국내 모든 증권사 중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민원 건수가 증권사 중에서도 적은 편에 속하는 19건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4월 연이은 주식 거래 시스템 전산장애가 모든 것을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투자자 보호에 대한 관심이 확산하는 정세도 흐름을 더한다. 정부는 금융당국 조직 개편안에 금융소비자 보호를 전담하는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을 금감원에서 떼어내는 것을 포함할 정도로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꼽고 있다. 금소원 분리는 금감원 직원들의 반대로 무산됐으나, 정부의 투자자 보호에 대한 담론은 여전한 상태다.
당국이 집계한 조사에서도 증권사 민원에 대한 우려는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이 지난달 22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금융민원 접수 및 처리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금융투자 금융민원은 총 5131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늘어나면서 전체 금융민원 접수건수(5만7359건)가 같은 기간 1.9% 늘어난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키움증권도 이를 인지하고 투자자 보호와 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서비스 안정에 집중하는 한편, 검증과 품질 단계를 강화하고 기존 IT 관련 인프라나 성능도 확대해 향후 고객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해외증시 거래량이 늘어나는 명절을 목전에 둔 만큼 폭증하는 거래량을 감당하기 위해 사전 예방 중심의 검증 작업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IT 인력과 조직을 이미 충원 및 개편했으며 내부통제나 성능분석, 검증 체계 지원 등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기도 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검증, 품질 체계 강화 및 인프라 성능 확충이 이번 투자의 핵심 투자처"라며 "내년 초 안정적인 시스템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