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우지수 기자] SK텔레콤이 자급제 휴대전화를 쓰는 2030 고객을 겨냥한 통신 요금제 브랜드 '에어(air)'를 선보였다. 요금제를 6종으로 압축하고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개통부터 해지까지 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이 핵심이다.
1일 서울 성동구 티팩토리 성수에서 열린 에어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이윤행 SK텔레콤 에어 기획팀장은 단상에 올라 "오프라인 매장을 찾지 않고 온라인에서 모든 통신 소비를 하는 고객이 늘어난 데 집중해 기획한 상품"이라며 "복잡한 통신 경험을 단순하고 가볍게 바꾸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에어 이심(eSIM)을 혼자 개통하는 과정을 시연하며 약 1분30초 만에 절차를 마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윤행 기획팀장은 "자급제 고객의 패턴을 오래 지켜본 결과 앱에서 스스로 처리하고 싶어하는 수요가 뚜렷했다"며 "기존 통신의 복잡한 전환 과정을 줄이고 필수 기능만 남겼다"고 말했다.
에어는 2만9000원(7GB)부터 5만8000원(무제한)까지 무약정 요금제를 마련했다. 모든 요금제는 기본 데이터를 다 써도 지정된 속도로 추가 요금 없이 이용 가능하다. 부가서비스는 30종으로 줄였다. 로밍 4종과 통화 편의, 보안 관련 서비스가 포함됐다. 앱에서는 실시간 잔여량·요금·청구서 조회와 365일 채팅 상담을 지원한다.
자급제 휴대전화는 제조사나 온라인몰에서 단말기를 직접 구매한 뒤 원하는 통신사의 유심(USIM)이나 이심을 꽂아 쓰는 방식을 말한다. 통신사 대리점을 거치지 않아 약정이나 결합상품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2030 세대의 선호가 커지고 있다.
에어 포인트 제도는 SK텔레콤이 내세운 신상품의 주요 혜택이다. 앱 내 콘텐츠로 포인트를 쌓아 요금 납부, 기프티콘 구매 등에 활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의 T멤버십 포인트와는 별도로 운영된다. 월 최대 5000포인트까지 요금 할인에 적용 가능하며 포인트 유효기간은 24개월이다. 회사 측은 "에 운영되며 중복 사용은 불가능하다"며 "고객이 앱에 자주 들어올수록 혜택이 늘어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현장 질의응답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취재진의 주요 질문으로 떠올랐다. 자급제 단말을 쓰는 고객 상당수가 알뜰폰을 이용하고 있는데, 알뜰폰 대신 에어를 시용할 만한 메리트가 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윤행 팀장은 "알뜰폰과 가격으로 맞붙는 모델이 아니라 자급제 고객이 새로운 방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멤버십이나 결합할인 같은 기존 혜택은 빠졌지만 앱 안에서 포인트를 모으고 요금 납부나 기프티콘 구매에 활용할 수 있는 구조가 차별점으로 제시됐다.
외국인 가입 지원과 오프라인 유통망의 반발 가능성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SK텔레콤는 초기 서비스 안착에 집중한 뒤 외국인 고객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기존 매장을 찾는 고객층과는 겹치지 않는 만큼 대리점 불만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알뜰폰 우회 진출'이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에어 요금제가 알뜰폰처럼 도매대가를 토대로 꾸려진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자급제 단말을 쓰는 고객층을 겨냥해 자체적으로 가격과 혜택 구조를 새롭게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보안 우려에 대해서도 질문이 나왔다. SK텔레콤는 신분증 진위 확인과 전자서명 과정을 통해 본인 인증을 강화했고, 앱 보안은 외부 화이트해커 검증을 거쳐 안정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초반 불편이 예상되는 만큼 24시간 상담 인력을 배치해 고객이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에어는 2030 고객이 기존 통신에서 불편을 겪었던 부분을 개통부터 해지까지 새롭게 구성한 서비스"라며 "디지털 세대의 요구를 충족하는 틈새 전략으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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