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페이증권' 개봉박두?…코인 타고 증권가 판도 바꾸나
  • 이한림 기자
  • 입력: 2025.09.30 11:14 / 수정: 2025.09.30 11:14
비상장주식→코인→주식까지 거래하는 거대 금융사 출범 주목
증권가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 본격화…송치형 경영 가능성↑"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전날까지 3거래일 간 20.39% 주가가 급등했다. /더팩트 DB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전날까지 3거래일 간 20.39% 주가가 급등했다. /더팩트 DB

[더팩트|이한림 기자] 네이버가 가상화폐 거래소 점유율 1위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를 100% 떠안는 빅딜을 추진하면서 증권가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앞서 네이버의 금융 지원 서비스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의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비상장을 인수한 데 이어 코인 시장까지 노린다는 소식에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증권사 출범이 임박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을 매개로 두나무를 완전 인수하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검토하고 있다. 양사는 확정된 것이 없다고 합병설을 일축했으나, 네이버는 전날까지 3거래일 연속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시장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아울러 시장은 이번 합병설을 두고 네이버의 오랜 숙원과도 연결짓는 분위기다. 포털사이트 경쟁사인 카카오가 앞서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를 출범한 후 금융 지원이나 전자지급결제대행 자회사인 카카오페이를 통해 카카오페이증권을 출범하면서 토스증권 등 모바일 특화 핀테크업체와 함께 증권가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당시를 회상하는 기대감도 전해지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네이버페이증권'의 출범이 임박했다는 기대감까지 이어지면서, 이 증권사가 시장에 미칠 영향을 벌써 관측하는 시각도 나온다.

우선 사업적인 색깔은 정책적으로도 주목을 받는 스테이블코인으로 드러낼 것으로 풀이된다. 합병 후 설립된 법인이 스테이블코인을 네이버페이에 연동해 결제처를 확보하고 스테이블코인을 담보로 활용한 예치금으로 비상장주식이나 코인 등을 거래하는 형태로 발전할 수 있어서다.

피인수처인 두나무도 더 성장할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두나무는 지난 2017년 업비트 출범 후 당시 1위던 빗썸을 제치고 사용자 이용환경(UI) 등이 호평을 받으면서 가상화폐 시장 독보적인 리딩 거래소로 올라섰지만 코인 거래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인식, 미흡한 법제화 등에 더 이상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함께 받았다.

여기에 네이버라는 '빅테크'의 우산을 쓴다면 그간 제도 등에 가려 번번이 실패를 맛본 해외 진출이나 실물연계자산(RWA) 시장 진출도 규모나 질적인 측면에서 다시 노려볼 수 있는 셈이다. 주식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순한 증권사를 넘어 비상장주식부터 주식 거래, 코인까지 거래하는 대형 금융사의 탄생도 멀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울대 선후배 사이인 송치형 두나무 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의장의 인연도 주목을 받는다. 표면적으로는 네이버와 두나무의 빅딜은 두나무가 네이버에 안기는 형태이나, 주식을 교환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두나무 창업자인 송치형 회장이 네이버 대주주로 올라서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주목을 받아서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의장이 네이버 지분을 3.7%만 들고 있어 자식 등에 경영을 승계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확률을 높인다.

증권가도 네이버와 두나무가 함께 만들 새로운 금융사의 출범을 주목하고 있다. 서울대 선후배 사이인 송 의장과 이 의장의 관계성을 주목하면서도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약 12조원으로 네이버파이낸셜(3~5조원)보다 높고 양사가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합병하기 때문에 네이버 주주들만 이득을 보는 것이 아닌 두나무 주주들도 수혜를 볼 수 있다는 해석에서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교환 비율은 영업 가치와 자산가치를 견주어 볼 때 1:4 수준이다. 이에 네이버 및 기존 두나무 주주들 모두는 수혜일 것"이라며 "검색과 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영위해 온 네이버는 신규 성장 동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스테이블코인 및 디지털자산을 중심으로 하는 금융 혁신을 만들기 위해 국내 최고의 적임자를 리더로 택한 최선의 결정"이라고 분석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네이버가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네이버 연결 실적에 두나무 실적이 편입될 경우, 단기적으로 네이버의 기업가치는 기존 지배주주순이익과 대비 증가분만큼 추가 상승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며 "이번 거래 이후 송치형 회장이 최대주주로 올라설 가능성이 더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판단되며, 네이버에게 단기적인 실적 개선 효과보다는 장기적인 사업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2kuns@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