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80조 투입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출범…생산적 금융 '시동'
  • 김태환 기자
  • 입력: 2025.09.29 14:34 / 수정: 2025.09.29 14:34
생산적 금융 73조원·포용금융 7조원…국민성장펀드는 10조원 참여
첨단전략사업 투·융자 지원…AI기반 시스템으로 건전성 관리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 29일 서울 명동에 위치한 우리은행 본점에서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CEO 합동 브리핑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태환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 29일 서울 명동에 위치한 우리은행 본점에서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CEO 합동 브리핑'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태환 기자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향후 5년간 총 80조원을 투입해 생산적 금융 전환과 포용금융 확대를 추진하는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첨단전략산업의 투자와 융자를 지원하고, 지역 소재 우수기술기업의 융자를 더욱 늘린다는 계획이다. 포용금융 위해 저신용자 금리인하를 시작하고, 금융사기를 근절하는 등 소비자보호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그룹은 29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주재로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CEO 합동 브리핑'을 개최하고 생산적 금융과 포용 금융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소개했다.

임종룡 회장은 "생산적 금융은 기업의 성장잠재력과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금융자원 물꼬를 트는 것"이라며 "특히 우리금융이 증권사와 보험사를 추가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종합금융그룹이 된 만큼 , 과거 우리금융이 가진 '기업금융 명가'의 재건의 목표를 이제 본격 추진하려한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의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는 크게 생산적 금융 전환과 포용적 금융 확대라는 두 축으로 구성돼 있다. 오는 2030년까지 5년간 총 80조원의 재원을 활용해 생산적 금융에 73조원, 포용 금융에 7조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산업 밸류체인 지원 'K-테크' 프로그램 가동…개인 저신용자도 0.5% 금리 인하

생산적 금융에 투입되는 재원은 △정부 주도의 국민성장펀드에 10조원 △그룹자체투자 7조원 △융자 56조원으로 구성된다. 이 중 국민성장펀드의 경우 정부가 민간·국민기금으로 제시한 금액(75조원)의 약 13% 수준이다.

그룹자체투자 재원은 그룹 공동투자펀드로 1조원, 증권 중심의 모험자본 투자로 1조원, 자산운용 계열사의 생산적 금융 펀드 5조원 등 3개 방향으로 추진된다.

그룹공동투자펀드의 경우 은행과 증권, 보험, 카드, 캐피탈 등 자회사가 조성한 금액을 우리자산운용 등 자산운용 자회사가 운용하게 된다. 직간접 투자와 융자, 민간 모펀드 조성 등 다양한 방식으로 AI, 바이오, 방산 등 10대 첨단전략산업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우리투자증권은 자본여력을 확대해 첨단전략산업 기업에 초기 스타트업 스케일업, Pre-IPO 등 성장단계별 맞춤형 모험자본을 공급할 예정이다.

융자로 분류되는 56조원은 K-테크(Tech) 프로그램에 19조원, 지역소재 첨단전략산업 육성에 16조원, 혁신 벤처기업 지원에 11조원, 국가주력산업 수출기업 지원에 7조원, 우량 중소기업 첨단인력 양성과 소상공인 금융지원에 3조원 등으로 구성된다.

K-테크 프로그램은 AI, 방산 등 첨단산업 핵심 대표기업 1개사를 중심으로 중견·중소기업까지 연결한 국내 산업 밸류체인 전반을 금융으로 지원한다. 단순히 1개 대표기업 뿐만 아니라 2차 벤더 등 모든 생태계 전반에 모두 융자를 제공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임 회장은 "기업과 산업이 잘되려면 1차 벤더, 2차 벤더사를 비롯해 개발·연구하는 업체 등 생태계 차원에서 지원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산업 경쟁력 확보가 안된다"면서 "기업 지원할때 산업 생태계에 연관된 밸류체인 기업까지 모두 일종의 패키지 형태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융자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기 위해 우리금융은 신상품 출시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6월 '우리 성장산업 수출입 패키지'와 9월 '우리지역 선도기업 대출'에 이어 이달부터는 은행권 최초로 은행이 납부금 일부를 지원하는 '우리 상생 내일채움 공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다음달에는 '우리 벤처기업 성장대출' 출시가 예정돼 있다.

포용금융 분야에서는 서민금융대출 등 상생금융에 7조원을, 상생·보증대출 재원 출연 등 소상공인 금융지원에 480억원, 배드뱅크 지원 등 정부연계산업 1000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우리금융은 포용금융 지원을 통해 매년 11만명씩 5년간 55만명의 소상공인·취약계층이 혜택을 받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외부신용등급(CB) 7등급 이하 저신용등급 신규고객에게 0.3%p 금리인하를 적용하고, 기존 성실상환고객 중 은행자체신용등급(CSS) 4~7등급 고객은 0.4%p, CSS 8등급 이하는 1.5%p 금리인하를 제공한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29일 서울 명동에 위치한 우리은행 본점에서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CEO 합동 브리핑에 참석해 생산적 금융과 포용 금융 전환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보여주고 있다. /김태환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29일 서울 명동에 위치한 우리은행 본점에서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CEO 합동 브리핑'에 참석해 생산적 금융과 포용 금융 전환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보여주고 있다. /김태환 기자

금융소비자보호에도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지난 7월 우리금융은 회장 직속으로 소비자보호실을 신설한 데 이어, 소비자보호총괄임원의 임기를 2년 보장하고 이사회에 임면권을 부여하는 등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를 강화했다.

또 은행의 경우 '금융사기예방부'를 신설해 은행권 최초로 보이스피싱 등 각종 금융사고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생산적·포용금융 확대와 관련해 자본안정성과 건전성 악화를 차단하기 위해 우리금융은 자산리밸런싱을 추진하고,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위험가중치(RW) 조정분을 생산적 금융에 우선 반영해 자본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임종룡 회장은 "부동산 임대업과 같이 저마진·역마진 사업 계속 줄여왔으며, 이렇게 되면 새로운 대출한도가 생긴다. 그 한도 내에서 제조업 위주 산업 공급을 할 수 있다"면서 "전체적인 자산규모를 크게 늘리지 않아도 내부적인 포트폴리오 개선을 통해 새로운 투자가 필요한 여신 공급 여력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생산적 금융 부문의 투자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은행에는 투자전담 심사조직을 신설하고, 그룹신용평가모형 고도화와 비은행 자회사의 심사 프로세스를 은행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동일 기업에 대한 직·간접투자의 중복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권역별로 사후관리를 전담하는 조직을 구축해 건전성 관리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이러한 자본안성과 건전성 관리에 AI 기반 경영시스템 전환을 적용하고, 효율성을 극대화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미 그룹 AX(AI 전환)을 위해 거버넌스, 성과평가, 인프라 등의 추진체계를 구축했고, 기업 여신 영역에는 AI에이전트를 도입하고 있다. AI에이전트는 단순 데이터 입력에 대한 대답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AI시스템이다.

기업대출(RM) 부문에도 AI 에이전트가 도입될 예정이다. 여러 곳에 분산된 영업·상품 정보를 AI가 통합·분석해 제공하고, 사후관리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이번 생산적 금융 전환을 통해 지난 5년간 전체 대출의 4% 수준이던 기업대출 성장률이 향후 10%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대출 비중은 50%에서 60%로 확대되고, 가계대출·주택담보대출 중심의 영업구조를 첨단산업 중심의 기업금융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포용금융 역시 지난 5년간 5조원 수준이었지만, 향후 7조원으로 늘어 40% 성장이 전망된다.

임종룡 회장은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는 우리금융이 '기업금융 명가'로서 축적해온 노하우와 강점, 자회사들의 역량을 총동원해 기업 성장단계별 지원을 추진하는 핵심 전략"이라며 "우리금융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다시 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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