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 뜬다"…서울 '통합재건축' 바람
  • 황준익 기자
  • 입력: 2025.09.29 10:51 / 수정: 2025.09.29 10:51
잠원 킴스·한신·하이츠·블루힐 통합 논의 시작
반포 한신서래·궁전·동궁 동의율 70% 돌파
규모의 경제로 사업비 절감 기대
서울에서 여러 아파트 단지를 하나로 묶어 재건축을 추진하는 통합재건축이 늘어나고 있다. 단지 규모를 키워 사업성이 올라가면 그만큼 재건축 속도도 빨라지기 때문이다. /박헌우 기자
서울에서 여러 아파트 단지를 하나로 묶어 재건축을 추진하는 '통합재건축'이 늘어나고 있다. 단지 규모를 키워 사업성이 올라가면 그만큼 재건축 속도도 빨라지기 때문이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황준익 기자] 서울에서 여러 아파트 단지를 하나로 묶어 재건축을 추진하는 '통합재건축'이 늘어나고 있다. 단지 규모를 키워 사업성이 올라가면 그만큼 재건축 속도도 빨라지기 때문이다.

29일 정비업게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잠원동 킴스빌리지·한신타워·중앙하이츠·블루힐하우스 통합정비사업 추진준비위원회는 다음달 18일 통합정비사업 설명회를 연다.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조합장, 래미안원베일리 부조합장 출신인 '스타 조합장' 한형기 씨가 설명회 강사로 나선다.

1990년대 후반 지어진 네 단지는 고속터미널역과 잠원역에 인접한 더블 역세권이다. 반포한강공원도 가깝다. 주변 신반포2·4·22차 등 재건축이 추진 중인 단지와 달리 규모가 작다. 한신타워(248가구), 킴스빌리지(160가구), 중앙하이츠(144가구), 블루힐(125가구) 등이다. 4개 단지를 합하면 약 700가구로 소유주들의 통 재건축 수요가 높은 곳이다.

반포동 한신서래아파트도 인근의 신반포궁전아파트, 현대동궁아파트와 통합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한신서래 통합재건축을 위한 주민 동의율은 현재 75%를 돌파했다. 한신서래 통합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는 지난달 12일 통합재건축 설명회 이후 동의서를 받고 있는데 3주 만에 조합 설립을 위한 법정 기준인 70%를 넘을 정도로 소유주들의 통합재건축 열의가 높다.

동궁 역시 통합재건축 동의율이 70%를 넘었다. 동궁은 2022년부터 리모델링을 추진했지만 통합재건축으로 선회했다. 궁전의 경우 오는 30일 조합 창립총회를 연다. 총회에서는 조합 임원(조합장, 감사, 이사) 선출의 건과 정비계획 변경의 건 등 12개 안건이 상정된다.

다음달께 조합 설립인가가 나면 궁전 재건축 조합은 통합재건축을 위한 정비구역 변경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통합재건축 조합을 설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신서래(414가구)는 궁전(108가구), 동궁(224가구)과 통합재건축을 진행해 1300가구 대단지 아파트로 사업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신서래에는 한형기 씨가 최근 상가를 매입해 다음달 조합원으로도 합류한다. 통합재건축 논의에 집값도 오르고 있다. 궁전아파트는 전용 146.81㎡가 지난 12일 34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지난 5월 29억4000만원에서 5억원가량 올랐다.

반포동 한신서래아파트도 인근의 신반포궁전아파트, 현대동궁아파트와 통합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한신서래 통합재건축을 위한 주민 동의율은 현재 75%를 돌파했다. /황준익 기자
반포동 한신서래아파트도 인근의 신반포궁전아파트, 현대동궁아파트와 통합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한신서래 통합재건축을 위한 주민 동의율은 현재 75%를 돌파했다. /황준익 기자

영등포구에서는 신길우성2차와 우창아파트가 통합 재건축된다. 2020년 정비구역 지정 이후 지난해 11월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았다. 연내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신길우성2차(725가구)와 우창(214가구)은 통합재건축을 통해 지상 최고 35층, 13개 동, 총 1212가구 규모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재탄생한다.

서울 강남구 대치우성1차와 쌍용2차의 경우 서울시의 통합재건축을 위한 정비계획 결정·정비구역 변경 고시를 기다리고 있다. 두 단지 조합은 2023년 10월 통합재건축에 합의했다. 기존에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2개 이상의 개별 재건축 조합이 통합재건축을 추진한 사례로는 국내 최초다. 두 단지가 합쳐지면서 최고 49층 높이에 1332가구(임대 159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면적은 늘고 최고 층수도 완화(35층→49층)됐다.

개포동 개포경남·우성3차·현대1차는 지난 6월 정비구역 지정 고시됐다. 연내 조합설립추진위원회를 승인받고 내년께 조합설립 인가를 목표로 한다.

통합재건축은 여러 아파트 단지를 묶어 재건축해 도로, 공원 등 기반시설을 정비하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공사비 절감 등의 이점이 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통합재건축은 사업 규모 확대로 공사비가 줄어 단독 재건축 대비 사업비를 11% 안팎을 절감할 수 있다. 대규모 단지를 통한 관리비 부담도 낮출 수 있다. 다만 단지마다 이해관계가 달라 통합 과정에서 갈등이 빈번하고 사업이 실패하는 때도 많다.

실제 여의도 목화아파트와 삼부아파트는 통합재건축을 시도했지만 한강 조망에 관한 이견이 조율되지 못해 각각 단독 재건축으로 돌아섰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개의 단지가 통합해 정비사업을 진행해 오히려 사업 진행이 더딜 수 있고 단지별로 대지 지분이나 용적률, 입지가 달라 사업 수익성 차이에 따른 주민 갈등도 조율하기 어렵다"며 "그럼에도 대단지 이점이 크기 때문에 다양한 방식으로 통합재건축이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plusi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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