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마그룹, 경영권 분쟁 1차전 아들 승리…'주식 반환 소송'이 분수령
  • 문화영 기자
  • 입력: 2025.09.29 16:54 / 수정: 2025.09.29 16:58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 콜마BNH 이사회 진입
'주식 반환 청구 소송' 변론기일, 다음 달 23일 예정
콜마비앤에이치 임시주총이 지난 26일 오전 세종시 세종테크노파크에서 열린 가운데 주주들이 참석해 있다. /세종=장윤석 기자
콜마비앤에이치 임시주총이 지난 26일 오전 세종시 세종테크노파크에서 열린 가운데 주주들이 참석해 있다. /세종=장윤석 기자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국내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 콜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아들의 승리로 일단락 됐다.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건강기능식품 자회사인 콜마비앤에이치(콜마BNH)의 이사회에 진입하며 이사회 주도권을 확보한 것이다. 다만 오는 10월 예정된 '주식 반환 소송'과 '콜마홀딩스 임시주총'이 남아있어 최종 구도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세종시 조치원읍 세종테크노파크에서 열린 콜마비앤에이치 임시주주총회에서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승인됐다. 이날 의결권 주식 총수의 69.7%가 출석한 가운데 안건은 무리없이 가결됐다. 이로써 콜마비앤에이치 이사회는 윤 부회장 측 인사가 3명에서 5명으로 확대되며 주도권이 사실상 아들 측으로 넘어갔다.

윤 부회장은 콜마비앤에이치를 '생명과학 기업'으로 재정비하겠다는 구상을 꾸준히 밝혀왔다. 콜마홀딩스 관계자가 이사회에 대거 포진하게 되면서 그룹 내 핵심계열사인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 주도권을 잡았기에 향후 사업 뱡향 전환과 포트폴리오 재편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이사는 사내 입지가 약화됐다. 윤 대표의 임기는 오는 2027년까지지만 대표직 유지 여부는 가족 협의와 주주 결정 등을 거쳐야하는 상황이다. 윤 대표의 해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에 업계에서는 윤 대표의 거취가 이번 분쟁 중 하나의 변수로 보고 있다.

남은 과제는 아버지이자 그룹 창업주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이 제기한 '주식 반환 청구 소송'과 '콜마홀딩스 임시주총'이다. 지난 4월 윤 부회장은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과 시가총액 하락 등을 이유로 이사회 재편을 요구했고 윤 대표는 이를 거부한 바 있다. 실제로 콜마비앤에이치의 영업이익은 지난 2020년 1092억원에서 지난해 246억원으로 급감했다.

갈등이 봉합되지 않자 윤 회장은 윤 부회장에게 '주식 반환 청구 소송'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윤 회장은 윤 부회장에게 지난 2019년 12월 주식 230만주(현재는 무상증자로 460만주)를 증여했고 이를 통해 윤 부회장은 보통주 발행주식 총수 1793만8966주 중 542만6476주를 보유한 최대주주(30.25%)에 오르며 지난해 5월 콜마홀딩스 대표이사가 된 바 있다.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이사(왼쪽부터)의 경영권 갈등이 지난 4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윤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 사내이사가 되며 승기를 잡았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한국콜마 종합기술원 건물의 모습이다. /문화영 기자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이사(왼쪽부터)의 경영권 갈등이 지난 4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윤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 사내이사가 되며 승기를 잡았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한국콜마 종합기술원 건물의 모습이다. /문화영 기자

윤 회장은 '부담부 증여'에 해당한다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콜마홀딩스 측은 "경영합의서는 콜마비앤에이치의 향후 운영과 콜마홀딩스의 지원에 관한 것"이라며 "콜마비앤에이치가 배포한 상기 자료 내용과 달리 합의서에는 해당 문구 내용이 아예 없었고 경영합의를 전제 조건으로 증여한 것이 아닌 단순 증여"라고 반박했다.

'주식 반환 청구 소송' 변론기일은 오는 10월 23일, 콜마홀딩스의 임시주총은 오는 10월 29일 예정돼 있다. 윤 회장이 패소하면 경영권 분쟁은 종료되고 윤 부회장 체제가 더욱 강해진다.

현재 콜마비앤에이치 최대주주는 지분 44.63%를 가진 콜마홀딩스이며 윤 부회장은 콜마홀딩스 지분 31.7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반면 윤 회장과 윤 대표의 지분은 각각 5.59%, 7.6%에 불과하다. 윤 대표의 남편이자 윤 회장의 사위인 이현수 김앤장 변호사도 3.02%를 갖고 있다.

이 가운데 윤 대표는 지난 25일 △콜마비앤에이치의 임시주총 소집 허가 신청 △검사인 선임 신청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항고) 등 소송 3건을 모두 취하했다. 해당 소송들은 주총 개최를 지연 및 막기 위한 조치였지만 대법원이 임시주총 소집허가 문제에 대해 윤 부회장 측의 손을 들어주자 향후 경영권 갈등 속에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콜마비앤에이치 관계자는 "가족간 협의는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으며 그래서 윤 대표가 지난 목요일에 제기했던 소송은 취하했다"면서도 "다만 구체적인사항은 아직 전달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의결 결과는 경영 정상화를 바라는 주주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앞으로 고부가가치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과 전문경영인 체제 복원을 통해 콜마비앤에이치를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재정비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cultur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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